1%대 물가, 9년만에 최저..기저효과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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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0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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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효과 7월 마무리..연말 갈수록 상승 압력 직면할 듯

소비자 물가가 1%대 후반을 기록하며 9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세의 둔화가 기저효과에 의한 것인 만큼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물가안정에 대한 기대감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연말로 갈수록 소비자 물가가 점진적 상승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1.6% 올랐다. 이는 종전 최저치인 2000년 5월 1.1%이후 9년2개월 만에 최저치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4.1%까지 올랐으나 3월 3.9%,4월 3.6%로 떨어진 데 이어 5월(2.7%)과 6월(2.0%) 두 달 연속 2%대까지 하락했다.

전월대비 상승률은 0.4%였다. 전월 대비로 물가상승률은 1월 0.1%, 2월 0.7%, 3월 0.7%, 4월 0.3%, 5월 0%, 6월 -0.1%였다.

7월 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환율 안정 등을 반영해 1%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송성헌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에 비해 5.9%로 많이 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석유류 가격이 20.9% 하락한 원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서민물가로 대변되는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달 대비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전월대비로 보면 감자(-19.3%), 배추(-7.5%), 무(-6.0%), 마늘(-3.6%) 내린 반면 상추는 58.5% 올랐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참외(-11.1%), 양파(-9.8%) 둔화됐다. 반면 지난달 8.1% 올랐던 쇠고기(국산)는 1.8%포인트 더 올랐고, 파는 54.7%의 상승률을 이어갔다.

다만 1%대로 떨어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실제 낮은 수준이냐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지난해 상승분을 반영한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다. 실제 작년 7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기준 5.9%로 1998년 11월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를 보인 바 있다.

결국 지난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상승률이 낮게 보일 뿐 실제 물가 상승세는 여전이 높은 수준일 것이란 설명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7월 물가가 고유가로 인해 5.9%를 기록하는 등 높았다. 지금은 국제유가도 안정돼 있고 전체적으로 소비,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물가수준이 1%대를 기록했다"며 "다만 소득이나 고용상황 등이 좋지 않으면서 체감물가는 실제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저효과만 제외하면 물가는 아래쪽보다 위쪽으로 여전히 열려있는 상황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 택시, 가스요금이 오르는 등 공공요금이 들썩이고 있고,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밀가루 밀 등 하반기 할당관세 제외 품목의 인상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또 주춤해진 환율하락도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향 안정과 수요 부진으로 전반적인 물가압력이 억제되고 있지만 기저효과에 의한 통계적인 착시일 가능성이 높다"며 "기저효과가 소멸되는 4분기부터 물가 오름세가 재차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기저효과에 의한 착시효과도 7월을 정점으로 서서히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도 7월에 최고점을 찍었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8월에 5.6%로 낮아지기 시작해 안정권에 접어든 바 있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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