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에 내수株, 질주 外人에 올라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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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0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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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가 거침없이 오르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하락이 증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것에 맞춰 환율은 연저점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4일에는 1210원선으로 하락하면서 1,100원 대를 위협하고 있다.

환율 하락은, 국내증시의 두 가지 상승동력인 주요 수출주(株) 실적과 외국인 매매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단순화하자면 수출기업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외국인 매수세는 더 강화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내수주가 외국인 매수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실적발표와 맞물려 단연 주목을 받은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등 수출 대표주들이었다.

탄탄한 기술 경쟁력과 원가절감 노력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개선 효과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따라서 환율 하락은 해외시장에서 이들 업체의 가격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물론 세계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가 환율 부담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따라서 환율 하락만을 이유로 수출주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고(高) 환율'에 따른 프리미엄은 상당 부분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SK증권 원종혁 연구원은 "과거에도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의 이익모멘텀을 약화시키고 이 때문에 수출주 주가가 시장 대비 약세를 보였다"며 "특히 삼성전자가 역사적 고점에 접근한 상황에서 환율 하락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이 이어진다면 외국인 매수세는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환율이 떨어지면 외국인은 추가적인 환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따르면 지난 1997년 이후 외국인이 4개월 이상 순매수를 지속한 구간의 원.달러 환율은 1,120~ 1,440원(평균 1,270원)으로 분석됐다. 현재 환율이 1,200원대를 유지하고 있고 중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이 환율 하락을 근거로 매수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교보증권도 지난해 이후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누적순매수가 -0.88%로 높은 부(負)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환율이 하락할수록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강화된다는 의미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환율 측면에서 외국인은 환율의 추가 하락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며 "급격한 하락이 아닌 하향 안정화를 유지하면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과 '수출주 부담'이라는 조합은 '외국인의 내수주 매수'로 귀결될 수 있다.

기존에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수출업종에 집중된 투자 포트폴리오가 다른 업종으로 분산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수가 확대되고 환율 하락의 수혜가 기대되는 건설, 은행, 보험 등 내수주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고 교보증권도 음식료와 철강금속, 유틸리티, 운송, 은행, 유통, 정유를 수혜 업종으로 꼽았다.

SK증권은 경기 회복과 환율 하락의 모멘텀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증권, 보험, 일부 건설주와 정유·운송·조선주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한양증권은 환율 하락에 따른 해외여행 증가 가능성으로 여행업종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고 상당규모 외화부채를 보유한 전기가스·해운·항공도 수혜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통화파생옵션 상품인 '키코' 손실이 줄어드는 우량 중·소형주가 주목받을 것으로 봤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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