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운 드리운 쌍용차, 꽉 막힌 앞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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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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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노사협상이 수포로 돌아간 이후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쌍용차 사태가 4일 경찰의 공권력 투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미 청산절차는 피할 수 없게 됐고, 정부와 채권단은 쌍용차를 포기한 상태다. 사측도 청산을 전제로 한 회생계획안 마련에 돌입했다. 활로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영태 쌍용차 공동관리인 역시 지난 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쌍용차는 이미 죽어가고 있다”며 사실상 청산을 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완전 청산 or ‘굿 쌍용’” 중대기로

쌍용차의 앞길은 두 갈래다. 완전 청산되느냐 3자 매각을 통해 새 법인 즉 ‘굿 쌍용’으로 재탄생하느냐다. 회사는 물론 정부와 채권단·협력사들은 3자 매각을 원하고 있다.

‘굿 쌍용’은 청산 이후 인적·물적 정리와 채무 출자전환을 통해 몸값을 높여 재매각이 가능하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상태나 부채를 고려하면 쉽지 않은 방안이다.

이미 생산시설은 초토화됐고, 생산이 중단되 영업망마저 무너진 상태다. 지난달에 71대를 팔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정상화 되려면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 모두 1원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없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시 되는 것은 완전 청산이다. 회생의 마지노선인 8월 중순 이전 생산 재개 가능성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600여 협력사들도 밀린 납품대금을 받기 위해 5일 법원에 조기파산신청을 내기로 한 상태다. 

   
 
쌍용차 평택 도장공장/연합

일단 법원은 오는 9월15일로 예정된 채권단 집회기일 이전에 사실상 존속가치를 잃은 쌍용차의 법정관리를 중단하고 청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쌍용차는 고용계약 해지, 주식소각 등 법인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1954년 1월 ‘하동환 자동차 제작소’를 시초로 55년 가까이 영속해온 쌍용차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청산에 따른 사회적 파장은?

쌍용차가 청산되면 사회 경제적 피해는 생각보다 크다. 내수 비중이 2% 미만이어서 자동차 산업에 끼치는 피해는 적지만, 근로자들과 지역경제에는 큰 상처를 주게 된다.

직접 피해를 입는 것은 쌍용차 임직원 7000여명과 쌍용차에 납품을 의존하고 있는 1차 부품사 55곳의 직원 7200여명이다. 2·3차 업체 200곳까지 포함하면 약 2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한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10만여 명이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또 쌍용차 의존도가 15%나 되는 평택지역경제에도 충격을 주게 된다. 108만명에 달하는 쌍용차 보유 소비자들 역시 애프터서비스나 수리용 부품 구입이 어렵게 된다. 청산에 따른 국가의 대외신인도 하락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팀장은 “쌍용차의 경우 조업중단 장기화로 누적적자가 늘어나 3자 매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대규모 구조조정도 불발되면서 GM과 같은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회생방안도 놓쳤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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