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정치개혁 양대 화두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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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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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주의 극복 초점..중.대선거구.권역별 비례대표 거론 -정기국회내 행정구역 개편 `큰 틀' 마련 촉구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제시한 정치개혁의 양대 화두는 선거제도 개편과 행정구역 개편이다.

이 대통령은 이 두가지 화두의 초점을 지역주의 정치의 해소에 맞췄다.

영남 지역에서 민주당 의원이 거의 당선되지 못하고, 반대로 호남 지역에서 한나라당 의원이 배출되지 못하는 현실을 타파해야만 한국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절박한 인식에서다.

한 지역구에서 1등 한 명만을 선출하는 현행 소선거구제하에서는 영남의 민주당 의원과 호남의 한나라당 의원 탄생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실제로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영남에서 조경태(부산 사하을), 최철국 의원(경남 김해을) 두 명만이 당선됐고,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단 한 명의 지역구 의원도 내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극복하자고 아무리 말해도 선거제도를 그대로 두는 한 극복할 수 없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진통제로만 다스릴 수 없다"며 선거제도 개편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또 현행 소선거구제의 부작용 가운데 하나로 `골목 정치'를 언급했다. "의정 활동도 국정보다는 지역이 우선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금 선거구제로는 비례든, 지역구든 여야가 고루 당선되기 어렵다"면서 "한 개의 권역에서 전체 의석의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는 타 정당이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 ▲권역별 비례대표제 및 석패율제 도입 등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한 지역구에서 2∼5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로 전환될 경우 각 지역에서 여야가 고루 쉽게 당선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호남에 비해 지역구 수가 많은 영남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통합'을 위해 여권의 일부 희생을 요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 단위로 득표비율에 따라 각 당에 비례대표를 할당하는 전국구 비례대표제와는 달리, 지역구보다 규모가 큰 권역 단위로 득표율을 계산해 비례대표를 할당하는 제도인 만큼 특정 정당의 특정 지역 `싹쓸이'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석패율 제도도 한 정당이 특정 시.도 지역구 출마자를 모두 비례대표 후보로 이중등록한 뒤 지역구에서 가장 적은 득표율 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에 당선시키는 제도로, 역시 지역구도 타파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거론한 선거횟수 축소 방안은 대선과 총선 등을 함께 실시해 잦은 선거에 따른 국론분열과 사회적 낭비 요인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는 2012년의 경우 대선과 총선이 잇따라 실시되는 만큼 이 시점을 계기로 대선과 총선 시점을 맞추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를 조정해야 하는 만큼 개헌론과도 연결될 소지가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을 강하게 언급하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행정구역 개편은 기초단체간의 통합을 통해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효율적인 지역발전을 이루자는 차원"이라며 "정기국회에서 실천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국회 행정체제개편특위가 정기국회내에 기본적인 논의의 틀과 타임 스케줄 등을 정했으면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자발적으로 통합하는 지역부터 획기적으로 지원해 행정구역 개편을 촉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 각 부처는 조만간 교부세 지원 등 자율통합 자치단체에게 줄 수 있는 혜택들을 취합해 자치단체별 상황에 맞게 지원하는 체제를 갖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서 "재임기간 누구로부터도 불법자금을 받지 않는 대통령이 될 것임을 다시 한번 약속한다"면서 친인척 비리에 대한 상시감시체제를 강화하고 권력형 비리와 토착 비리 근절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연합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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