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펀드를 환매한 뒤 직접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도 크게 늘고 있다.
증권가는 펀드에 투자했다가 작년 금융위기로 손실을 봤던 투자자 상당수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직접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가 3월부터 이달 13일까지 53.57% 급등했으나 이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는 3조805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1400선에 도달한 5월 초 이후 환매액만 무려 2조7046억원에 이르렀다. 전달 16일부터 이달 13일까진 21거래일 연속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펀드 계좌 수도 2월 말 1612만9253개에서 6월 말 1543만4864개로 69만4389개나 줄었다.
결국 지수 1200~1400선 사이에 주로 가입했던 펀드 투자자가 주가 상승으로 원금을 회복하자 앞다퉈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작년 6월까지만 해도 꾸준히 늘어나던 펀드 계좌 수는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로 추세적 감소로 돌아섰다.
이에 비해 증시 활동계좌 수는 3월 초 1265만개에서 이달 13일 1558만개로 293만개(23.15%)나 늘었다. 활동계좌는 예탁자산 10만원 이상이면서 6개월 동안 한 번 이상 거래한 증권계좌를 말한다.
이런 계좌 수는 3월 한 달에만 250만개 급증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고객 예탁금도 2월 말 10조3015억원에서 이달 13일 기준 15조1917억원으로 4조8902억원이나 늘었다.
고객 예탁금이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긴 돈이나 주식을 판 뒤 찾아가지 않은 돈을 말한다.
보통 고객 예탁금이 늘면 주식 매입을 위한 대기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로 펀드 매니저도 막대한 손실을 내자 실망한 투자자 상당수가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개인이 직접 주식을 매매해 수익을 낸 적이 있는 지는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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