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종합주가지수가 올해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희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가계 살림은 오히려 크게 악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시작된 이후 지난해 4분기부터 실질소득이 3분기 연속 감소한 데 더해 명목 소득까지도 5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가계의 소비지출은 되레 늘어나 가계 살림살이가 더욱 쪼들리고 있다.
28일 통계청이 내놓은 '2009년 2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지난 2분기(4~6월) 2인 이상 전국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명목 소득은 329만8900원으로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0.1% 감소했다.
명목소득이 전년동기에 비해 감소한 것은 통계표가 작성돼 있는 2004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1분기 가계소득(347만6000원)에 비해서도 5.1%나 감소했다.
2분기 때에는 전분기 대비 소득이 감소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올해 만큼은 그 감소폭이 매우 커 이 역시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하락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준 2분기 실질소득은 292만8000원으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각각 0.7%, 3% 감소했던 실질 소득은 2분기에도 2.8% 줄었다.
또 실질소득이 300만원을 넘지 못한 것은 2년만에 처음이다.
반면 명목 소비는 266만3000원으로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증가해 가계의 흑자액을 크게 줄였다.
지난 2분기 흑자액은 63만5500원으로 작년 2분기에 비해 6.9% 감소해 통계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질 소비는 0.8% 줄어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째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득 중에서는 근로소득(1.4%)과 이전소득(6.8%)은 증가한 반면 사업소득(-1.1%), 재산소득(-23.1%)은 줄었다.
또 소비 지출은 보건(22.%), 교육(4.4%), 오락.문화(3.6%)는 늘었으나 주류.담배(-8.6%), 가정용품.가사서비스(-3.3%)는 줄었다.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장비가 6.7% 늘어나는 등 비소비 지출은 59만3000원으로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2.9% 증가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복지통계과장은 "경기회복세와 함께 지출 감소세가 둔화되거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경기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득 감소가 뒷바침되지 않는 소비 증가라서 이런 추세가 계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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