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9월 주식시장 첫 거래에서 장중 80만원에 이르는 기세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증권가는 이를 세계 대표기업으로 올라선 덕분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장중 80만원을 기록하는 강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2만8000원(3.63%) 오른 79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존 사상 최고가인 전달 24일 78만3000원을 불과 6거래일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연초 50만원을 밑돌던 삼성전자 주가는 8개월만에 무려 77% 넘게 치솟았다.
이런 강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 연초 43.06%에 머물던 외국인 비중은 이날 현재 47.08%로 4.02%포인트나 뛰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연초 이후 지속적인 매수로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80만원을 기록한 것은 국내를 넘어 세계 대표기업으로 올라섰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모든 사업 부문에 걸쳐 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안정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며 "이 덕분에 핵심 자회사와 해외법인 지분법 이익도 격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적 강세는 적정주가를 무려 100만원까지 끌어올렸다.
키움증권은 올해 영업이익 9조5200억원을 달성함으로써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라며 적정가를 79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메릴린치도 3분기 들어 3조24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으로 2004년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올릴 것이라며 적정가를 90만원에서 97만원으로 높였다. 노무라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을 이보다 8000억원 가까이 많은 4조원으로 추산하고 적정가를 92만원에서 95만원으로 올렸다.
내년 전망은 더욱 밝다.
동양종금증권은 2010년 실적 전망에서 역대 최대였던 2004년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낼 것이라며 적정가를 83만원에서 92만원으로 높였다.
김현중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주력해 온 산업군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거쳤다"며 "반도체 부문에선 경쟁업체가 디램 사업을 축소하고 있고 LCD 역시 하위업체와 격차를 확실히 벌렸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휴대전화 부문에선 기존 강자인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이 침체에 빠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노키아로 압축되는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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