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순유입액 세계 순위가 66위에서 44위로 상승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18일 `2009년 세계투자보고서'를 발간해 작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 및 전망을 발표해 지난해 세계 FDI 순유입액이 1조6973억 달러로 2007년(1조9천788억 달러)에 비해 14% 감소했다고 밝혔다.
FDI 순유입액은 일정기간 FDI 유입총액에서 FDI 회수액을 뺀 뒤 외국인투자기업의 수익 재투자분을 더한 것이다.
UNCTAD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선진국으로의 FDI 순유입은 29% 급감한 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동유럽, 구 독립국가연합(CIS) 등지의 개도국으로의 순유입은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순유입액 가운데 개도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3%로 높아졌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FDI 순유입액이 76억300만 달러로 전체 214개 국 가운데 44위를 기록해 전년도 대비 22계단 상승했다. 2004년 이후 4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한국의 FDI 순유입액은 지난 2004년 89억9700만 달러(19위)에서 2005년 70억5500만 달러(31위), 2006년 48억8100만 달러(52위), 2007년 26억2800만 달러(66위)로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외국인투자기업의 수익 재투자분을 FDI 순유입액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산출 기준이 바뀌면서 증가 쪽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순유입액 규모가 한국보다 앞선 아시아 국가는 일본,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다.
UNCTAD는 FDI 감소추세가 올들어 개도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순유입액은 지난해보다 29% 이상 감소한 1조2000억 달러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국부펀드에 의한 FDI 역시 주요 국부펀드 운용국인 중동산유국들의 수출 감소로 인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UNCTAD는 한국의 경우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원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FDI 증가세를 지속함으로써 세계적 차원의 FDI 감소와는 다른 추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순유입액은 2010년 1조4000억 달러로 상승 반전한 뒤 2011년에는 1조8천억 달러로 작년보다 높은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게 UNCTAD의 예상이다.
한국의 지난해 FDI 잔액은 906억9300만 달러(32위)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9.8%를 기록했고, 우리 기업의 지난해 해외투자는 전년 대비 18% 감소한 128억 달러였다.
한편 UNCTAD가 선정한 2007년 해외자산 기준 세계 100대 비금융 다국적기업에 LG(69위)와 삼성전자(75위), 현대자동차(87위) 등 3개의 한국기업이 포함됐다. 이는 개도국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다.
또 개도국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100대 비금융 다국적기업에는 LG와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하이닉스 등 5개 기업이 선정됐다.
UNCTAD는 올해의 특별 분석주제인 다국적기업의 해외농업투자 동향과 관련해 다국적 기업들의 농업분야 투자가 증가하면서 투자유치국의 식량부족이 심화되고 지역 농민들의 빈곤이 가중되는 등 부작용이 있지만, 식량수출 개도국들의 경제개발 및 생산성 증대 등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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