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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삼성重, 북미서 '바람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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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0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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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조선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다시 한번 진검 승부를 벌인다.

이번엔 북미 풍력발전기 시장이다.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인 만큼 이들의 출사표는 자못 진지하기만 하다.

일단 삼성중공업이 기선 제압을 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5월 미국 시엘로와 2.5㎿급 풍력발전기 3기를 오는 2011년까지 텍사스 주에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세계 유수 풍력 발전업체들의 각축장인 미국 풍력발전 시장에 첫 깃발을 꽂았다. 이와 함께 총 6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도 확정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미국을 넘어 북미 지역 전체로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삼성물산과 손잡고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풍력발전기 2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이르면 이달 말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풍력발전기 1기당 가격은 300만 달러 수준으로, 현지 언론들은 이번 프로젝트의 규모를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풍력발전 설비사업은 비록 미국 및 유럽의 상위 6개사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지만, 기존 선박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풍력발전 업체로 반드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이런 삼성중공업의 기세에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따라 잡을 기세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군산 군장국가산업단지 내 13만2000㎡(약 4만평) 부지에 들어선 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기 공장이 그것.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전라북도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곳에 총 1057억원을 투자, 지난달 완공했다.

마침내 현대중공업은 이런 노력들은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달 미국 웨이브 윈드와 1.65MW 풍력발전기 6기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풍력발전기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벌이는 '바람의 전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밖에 높은 성장 잠재력과 낮은 초기 투자비용, 기존 조선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풍력발전 사업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STX그룹과 대우조선해양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우조선은 최근 미국 풍력발전업체인 드윈드를 약 50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STX중공업도 네덜란드 하라코산유럽의 지분과 풍력발전 관련 특허를 240억원에 사들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풍력발전 사업에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기업의 사활을 걸고 뛰어들고 있다"며 "결국 이들의 경쟁은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서로에게 자극제로 작용, 상승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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