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사교육·의료비 부담이 소비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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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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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계소비에서 사교육비와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과 의료비 부담 증가는 내수 진작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가계소비의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계소비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7.4%로 지난 2000년(5.4%) 대비 2.0%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같은 기간 1.9%에서 3.6%로 2배 가까이 상승한 사교육비의 영향이 컸다. 이 기간 공교육비 비중은 3.5%에서 3.8%로 0.3%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유학·연수 비용은 0.3%에서 0.8%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해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미국(2.6%), 일본(2.2%), 호주(3.5%) 등에 비해 3배 가량, 프랑스(0.8%), 독일(0.8%) 등 서구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10배에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국내 대학진학률이 지난 2000년 68.0%에서 2008년 83.8%로 크게 오르는 등 대학 선호현상이 더욱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학진학률이 오른 만큼 사교육비 부담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의료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소비를 가로막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소비의 의료비 비중은 올 상반기 6.4%로 전년(6.0%)에 비해 0.4%포인트, 2000년에 비해 2.5%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영국(1.6%), 프랑스(3.6%ㆍ이상 2008년 기준), 일본(4.1%), 캐나다(4.4%), 독일(4.6%ㆍ이상 2007년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의료비 비중이 증가한 것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건강보험 급여범위 확대 △고령화 사회 진행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비 중 민간이 부담하는 분담률은 45.1%(2007년 말 기준)로 미국(54.6%)을 제외한 일본(18.7%), 캐나다(30.0%), 프랑스(21.0%) 등 국가들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개인 가처분소득(PDI)에서 이자지출이 차지하는 비율(2008년말 기준)은 7.5%로 미국(2.2%), 일본(4.7%ㆍ2007년 기준), 영국(7.1%)보다 높았다. 한은은 '가계의 이자부담이 높아 부채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PDI 대비 소득세 등 경상세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8.1%로 2000년 대비 1.8% 증가, 세금 부담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교육이나 보건 서비스는 다른 산업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전ㆍ후방 연쇄효과가 전체 평균의 약 80%에 불과하다"며 "소비자들이 교육이나 보건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다른 쪽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경제에서 가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51.5%로 지난 2005년(52.5%) 대비 1.0%포인트, 지난 2000년(54.5%) 대비 3%포인트 줄었다.

반면 수출은 2000년 30.6%, 2005년 39.3%, 2008년 46.1%로 꾸준히 증가해 우리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국장은 "우리 경제가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국내 소비 시장이 작은 수출 의존형 경제체제로 해외충격에 약할 수밖에 없다"며 "구조적인 경제 체제에서 국내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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