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중국 공장 설립 확정
-샤프 10세대 공장 돌입, 대만 업체도 증설 나서
수년간 반도체 시장을 휩쓸었던 ‘치킨게임’ 광풍이 이번에는 LCD패널 시장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4분기 들어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고 있지만 국내 업체는 물론 대만과 일본까지 라인 증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삼성전자는 중국에 총 2조6000억원 규모의 7.5세대 LCD패널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역시 14일 중국에 5조원을 들여 8세대 라인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일본 샤프와 대만의 CMO·AUO 등 주요 LCD 업체들도 중국행 준비에 나섰다.
이들 기업이 앞 다퉈 중국 LCD 공장 설립에 나서는 이유는 2012년까지 점유율 21.3%(4080만대)를 기록, 세계 1위 시장으로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공급과잉에 이어 중국에 건설한 공장이 가동되면 LCD패널 업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이달부터 샤프가 10세대 공장을 가동했고, 삼성전자 역시 8-2세대 추가 투자와 11세대 라인 증설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LCD업계의 라인 증설에도 불구하고 전체 LCD 시장 성장률은 제자리걸음을 할 전망이다. 공급과잉에 따른 업체간 치열한 가격 경쟁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 역시 치열한 각축전을 점치고 있다.
베리 영 OLED 협회 대표는 최근 열린 지식포럼에서 “지난 10년 동안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33%에 달했지만 올해와 내년은 1~2%에 그칠 것”이라며 “이르면 5년 안에 현재 10여 개인 대형 LCD 업체가 5~6개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도 “현재 분위기라면 LCD 시장에서 치킨게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투자를 외면하면 결국 경쟁에서 도태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한 LCD 업체들의 덩치 불리기는 계속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향후 치킨게임이 벌어져도 경쟁사보다 앞서 수익 창출에 성공한 한국 기업들은 앞선 기술과 자금력을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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