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환율, 유가 하락 등의 혜택으로 제조업의 출하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제조업체 수나 제조업 종사자 수는 크게 감소해 제조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제조업에서 사라진 일자리가 서비스업으로 대체돼야 하지만, 경기 한파의 영향으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21일 통계청이 내놓은 '2008년 말 기준 광업·제조업조사 잠정결과를 보면, 출하액은 1121조7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74조1990억원 늘었다.
증가율로는 18.4%로 1996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치다.
이 중 제조업의 출하액은 1118조5390억원으로 전년(944조7130억원)에 비해 18.4% 증가했다.
석유정제업의 출하액이 2007년 79조4860억원에서 지난해 117조7430억원으로 늘어나 증가율이 48.1%에 달했다.
조선업과 철강업의 출하액 증가율도 각각 37.9%, 25.7%를 기록했다.
자동착산업은 정부의 세제지원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시장 위축으로 출하액(1.3%)이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고, 전자산업은 휴대폰 등의 판매호조로 10%의 출하 증가를 기록했다.
제조업 사업체 1개의 평균 출하액은 19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4.9% 증가하고, 부가가치도 63억4000만원으로 19.1%가 늘었다.
산업형태별로는 중화학공업과 경공업 출하액 비중이 각각 85%, 14.2%를 차지해, 2000년보다 중화학공업 비중이 5.9%포인트 늘었다.
이처럼 제조업의 출하액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생산량 증가보다는 유가와 원자재가격의 하락, 고환율의 혜택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제조업의 구조조정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제조·광공업 사업체 수는 5만8939개로 전년에 비해 5.2% 감소했다.
사업체 수는 2000년대 들어 2004년 -0.2%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해마다 증가해왔다.
조사 대상 사업체 수가 10인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종업원을 두지 않거나 10인 인하의 제조업체의 감소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 석유정제, 철강, 의약품 산업 등에서 증가했지만, 의복, 가구 담배 목제 섬유 등에서 감소했다.
종사자 수도 247만6000명으로 1.8% 줄었다. 이는 2001년(-2.4%) 이후 7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매월 발표되는 통계청의 고용동향을 보면, 올해 들어서도 광업·제조업 종사자 수는 감소폭이 축소됐을 뿐 감소세는 계속되고 있다. 8월에도 전년 말월에 비해 12만7000명이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과 철강에서 26만7000명의 고용 증가가 있었지만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전자 부문의 감소(35만7000명)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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