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0주기를 맞은 가운데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의 추모열기가 이어졌다.
전·현직 국회의원 및 각료는 이날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된 추도식에 참석해 고인을 추념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동생 지만씨,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허태열 공성진 최고위원, 조윤선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를 포함해 2500여명이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추도식 시작 30분 전인 10시30분께 검은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식장에 도착했다.
귀빈석에 앉은 그는 옆자리의 지만씨와 간간이 이야기를 나눴으며,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는 의원들과 악수하는 등 사의를 표했다.
추도식은 길전식 민족중흥회 회장의 식사, 박근혜 전 대표와 한명수 전 해군참모총장의 추도사 순으로 진행됐다.이날 행사에는 세종시 문제 등으로 갈등기류를 보여온 김무성 의원을 비롯, 이해봉 유정복 유승민 이성헌 유기준 정희수 이정현 조원진 허원제 한선교 등 친박(친 박근혜) 의원 30여명과 이규택 친박연대 공동대표,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김학원 전 의원 등도 참석했다.
한승수 남덕우 황인성 전 국무총리,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노재현 전 국방부 장관, 고병우 전 건설부 장관, 김기형 전 과학기술처 장관 등 전직 관료들도 모습을 보였다.
추도식에 앞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은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루면서 민족을 가난에서 해방시키고 경제기적이라는 불멸의 공적을 이뤄냈다"며 "이는 수십년을 내다본 리더십과 국민의 저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선물과 유품으로 만나는 박정희' 특별전시회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전세계 42개국 정상으로부터 받은 다양한 선물을 비롯해 미국 닉슨대통령의 아폴로11호 월석(月石), 미국 존슨대통령이 선물한 말 안장과 백마상, 대만 장제스 총통이 증정한 석사자상 등이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한 방문객은 박 전 대통령 일가가 서재에서 직접 사용하던 손때 묻은 책상과 결재용 받침대 등을 보며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들"이라며 "사진 찍어놓은 것이라도 갖고 갈 수 없겠느냐"고 안내원에게 묻기도 했다.
자원봉사자인 윤순연 씨는 "어제 하루만 1만여명이 왔다갔다"며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은 물론, 외국인과 청년들도 많이 온다"고 했다.
허옥련 씨도 "방문객들 대부분은 방명록에 '존경합니다'라는 말을 많이 남겼다"며 "박 전 대통령의 사진에 묵념을 올리는 사람,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주요 업적과 사진 등을 모아 영상으로 보여주는 영상관에서는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편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는 기관단체장과 시민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을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전병억 생가보존회 이사장은 "어른께서 이 땅에 뿌린 나라사랑, 겨레사랑 정신은 강산이 세 번 바뀐 30년이 흐른 지금에도 나라발전의 자양분이 돼 한국인의 기상이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