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차 이상의 의미를 담은 ‘체어맨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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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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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체어맨W 시승 행사 차량들. (제공=쌍용차)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16일 인천 영종도에서 ‘CEO가 타는 차’를 표방하는 2010년형 체어맨W 시승 행사를 가졌다. 오는 6일 법정관리를 결정짓는 2, 3차 관계인 집회를 앞둔 쌍용차는 이 차를 회생의 단초로 삼고 있다. 그런 만큼 바람이 세게 불던 이날 시승회의 체어맨W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차 이상의 의미를 담은 체어맨W, 과연 뭐가 다를까?

   
 
체어맨W 럭셔리 그레이 에디션 실내 모습. (제공=쌍용차)
체어맨의 첫 인상은 국내 최초의 대형차라는 역사에 걸맞는 중후함이었다. 에쿠스 리무진의 세련된 모습과 비교하면 다소 밋밋해 보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이 차의 품격을 더해준다. 마치 ‘부의 과시는 필요 없다’는 CEO의 모습인 듯 하다. 차 문을 열자 8인치 스크린과 17개 스피커의 하만카돈 오디오를 통해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음악이 나와 품격을 더했다.

먼저 ‘CEO의 자리’인 왼쪽 뒷좌석 승차감을 느껴봤다. 기자들의 차선을 넘나드는 거친 주행평가 속에서도 몸의 쏠림이 비교적 적었다. 과속방지턱에서도 약간의 미동만 느껴질 뿐이었다. 벤츠 S클래스 이상의 안락함이었다. 동승한 엔지니어는 “플렉서블EAS(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 리바운드 코일 스프링 등 이 탑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운전석의 주행 만족도도 최상급이었다. 시속 100~160km를 넘나드는 고속 주행에도 어떤 진동이나 소음도 느껴지지 않았다. 주말 골프장까지 CEO가 직접 운전을 한다면 뒷좌석의 안락함과는 또 다른 만족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단 기능은 동급 차량에 비해 다소 단순했다. 최근 대형 세단에 분할 화면(Spilt View)이나, 좌석별 모니터 등 다양한 부가기능에 비하면 체어맨W에는 눈에 띄는 부가기능이 없었다.

   
 
체어맨W 주행 장면. (제공=쌍용차)

최우림 쌍용차 마케팅담당 차장은 “체어맨W의 뒷좌석은 (CEO들의) 가장 불편한 자리”라고 역설적으로 말하고 “그만큼 안락함과 품격을 최우선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4·7·8·10·17의 다섯가지 숫자로 이 차의 장점을 설명했다. 4는 국내 최초의 4륜구동(4tronic), 7은 전진 7단 기어, 8은 벤츠의 8기통 5000cc엔진, 10과 17은 각각 에어백과 스피커의 숫자를 뜻한다.

본 기자가 탄 모델은 중급 모델인 CW700 럭셔리 그레이 에디션(6818만원)이었다. 체어맨W는 크게 3200cc엔진을 탑재한 CW600, 3600cc엔진을 탑재한 CW700과 4륜구동 모델인 CW700 4Tronic, 국내 최고 사양인 8기통 5000cc의 ‘V8 5000’의 4개 모델로 나뉜다. 가격은 CW600 럭셔리가 5215만원이고 최고 사양인 V8 5000리무진이 1억290만원이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라는 전쟁 영화를 보면 최일선에서 진격하는 지휘관에게 “자넨 지휘관이야”라고 충고하는 대사가 나온다. 지휘관은 전장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진두지휘를 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는 것이다. 바람잘 날이 없는 쌍용차지만, 12년 역사를 가진 쌍용차의 자부심 ‘체어맨W’만은 흔들림 없이 한국을, 나아가서는 세계를 대표하는 세단이 되길 기대해 본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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