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한 청년실업이 지구촌의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들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지난달 미국에서 20~24세 실업률이 15.6%, 16~19세는 27.6%에 달했다며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가 다시 출현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22살인 미국의 크리스틴 데비는 지난 5월 대학 졸업 후 실업자 대열에 합류했다. 학자금 융자로 이미 수천 달러의 빚을 떠안은 그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부모와 함께 살기로 결심했다. 데비의 오빠 역시 집세를 낼 수 없어 뉴저지로 돌아왔지만 부모 역시 지난해 실직한 상태라 가계 수입은 없는 상태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데비의 사례가 남의 얘기가 아니다. 젊은이들은 대공항 이후 최악의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다.
영국의 청년 실업률은 20%에 육박했고 유럽 대륙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서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데이비드 블랜치플라워는 "청년실업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긴다"며 "20대에 경험하는 실업의 저주는 40대에도 계속된다"고 말했다.
피터 오재그 미국 백악관 예산국장은 최근 뉴욕대 강연에서 1982년 불황 중 졸업한 이들의 20년간 평균 수입이 1986년 졸업생보다 10만 달러 적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생산성본부(JPC)에 따르면 활황의 경험이 없는 젊은 세대의 경우 이직을 꺼리고 직업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등 노동시장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베이붐 세대의 자녀로 1980년에서 1990년대 초반 사이 태어난 '에코 부머(echo boomer)'의 수가 많다면서 불황 중 취업 전선에 뛰어든 세대에서 융자와 지출은 줄고 저축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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