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실물가치를 보존하는 안전한 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유가, 원자재 등 위험자산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반면 유독 금 가격만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 투자시기를 놓친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금에 투자해야 하는 것일까?
금 자산의 역사적인 추이를 살펴보면, 금은 전쟁이나 자연재난, 극심한 인플레이션 및 금융시장의 혼란기에 실질구매력을 보전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기능을 수행함에 따라 그 투자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금이 효과적인 투자자산으로 부각된 시기는 △1970~80년대 1,2차 오일쇼크 기간 △ 2002년 이후 달러공급 확대 및 유가 상승 시기 △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시기다.
모두 달러가치가 하락하거나 극심한 시장의 혼란 등으로 투자자들의 실질구매력이 위협받던 시기였다. 실질구매력을 보존하는 금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시장의 혼란이 확대되거나 달러가치가 하락할수록 금 가격은 빠르게 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급격한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심각한 시장의 혼란이나 화폐가치의 하락 등 실질구매력을 위협하는 요인들은 모두 금 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요인을 점검하는 것이 금가격의 향후 전망을 위해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달러가치와 인플레이션을 점검해 보자.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달러가 시장에 공급되었던 만큼 현재 구조적인 달러 약세의 늪에 와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달러약세 및 장기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실질구매력을 보존하기 위해 금에 대한 선호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달러약세가 지속될 경우, 다른 국가들의 손실이 커지는 만큼 달러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들이 이어질 수 있어, 금 가격 상승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향후 경기 및 금융시장의 안정여부를 고려해 보자. 현재의 경기상황은 침체의 골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과정에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의 회복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주식, 원자재 등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자산의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회복 국면 안에서의 조정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내재된 위험이 다시 재기된다고 하더라도 최근 1년과 같은 급격한 변동은 경험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극심한 시장의 혼란으로 인한 금가격의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다시금 투자심리가 호전될 경우 안전자산인 금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여지가 있다.
결론적으로 금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제한적인 달러약세와 경기 및 금융시장의안정으로 인해 장기적인 성과는 물가상승률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따라서 투자매력은 주식 등의 위험자산에 비해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금 투자는 물가불안 및 경기/금융 시장이 혼란할 것으로 전망될 때에 한해 위험 헤지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장기 인플레이션 가능성에서 실질구매력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에 한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