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발 악재는 과거 금융쇼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 전염가능성은 높진 않지만 심리적 불안감을 키워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미국 소비 회복세가 정상화되기엔 아직 구조적 한계가 있어 기대심리를 높게 가져가기엔 어렵다는 판단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올 연말 1500선을 이탈할 가능성마저 부각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4.12포인트(0.90%) 오른 1569.72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스피는 지난 9월22일 1718.88을 고점을 기록한 이후 박스권 장세에서 등락을 반복하면서 8.67%나 빠진 상태다.
경기 회복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증시에서 확실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긴 어렵고 시장 안팎에서 불확실성이 속속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특히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유예 선언이 우리 증시에 충격을 준 점은 부실한 수급구도 같은 국내 증시의 취약점을 그대로 드러낸 사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12월, 오지 않는 산타클로스’란 보고서를 통해 산타랠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가 내놓은 이달 코스피 저점은 1440포인트.
그 이유로 이트레이드증권은 두바이 사태에 따른 심리적 파장과 부진한 고용과 소비로 미국 증시반등 가능성이 낮은 점을 들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두바이 쇼크가 미칠 영향은 자체 이슈보다 심리적 파장이 더 크다”며 “국내 증시는 수급구도가 위기에 취약하기 때문에 외부 요인에 의한 주가변동성 확대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 11월 중 코스피시장은 마땅한 매수주체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이 4조원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펀드 환매로 투신권 등 국내 투자자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면서 수급 안정성도 감소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미국에 기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하나대투증권도 코스피 저점을 1500포인트 아래인 1480포인트로 제시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연말랠리와 미국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있지만 미국 소비 회복세가 정상화되기에는 아직 구조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어 기대심리를 높게 가져가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이달 코스피 저점으로 1500포인트를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말 정도엔 시장이 반등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12월 중엔 눈치 보기와 간헐적 충격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12월에도 상승추세가 끊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이달 전반부에는 '두바이 쇼크'와 확실한 매수주체 부재로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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