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석유화학 업종은 중동의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중국 수요가 사상 최대 호황을 견인한 한해였다.
올해는 이같은 수요가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전문가들은 중국 수요를 견인했던 내수부양책이 올 상반기까지 지속되면서 수요가 유지될 전망이지만 중동의 공급과잉이 본격화돼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동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추진돼온 석유화학 신증설 프로젝트가 오는 2012년이면 대부분 완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도 올해는 신설비 완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중동의 석유화학 생산능력의 확대로 향후 국내 석유화학업체의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과 동남아 시장으로의 수출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의 석유화학 플랜트 신증설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로 중동지역 에틸렌의 약 55%(2009년 말 기준)를 생산하고 있다. 사우디에 이어 최근 가장 활발한 석유화학 플랜트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아랍에미리트(UAE)로 아부다비 지역에서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고부가 차별화제품의 비중을 대폭 늘림으로써 중동과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에 적극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LG화학은 편광판과 2차전지, LCD용 유리기판 등 전자재료 사업의 매출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시켜 제품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한화석유화학도 태양광사업과 2차전지 양극재에 주력하고 금호석유화학은 바이오에탄올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호남석유화학도 올해 신사업 추진을 가속화해 변화무쌍한 석유화학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영업실적은 공급과잉이 덜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특수화학제품과 비화학 관련사업의 비중에 따라 업체별로 다른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화학사업에서도 경쟁이 심하고 많은 경쟁업체가 있는 제품의 경우 중동과 중국의 공급증가로 내년부터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화학사업과 특수화학사업의 비중이 높은 업체의 경우 독과점 상태에 있거나 기술적인 진입장벽 등으로 확고한 수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과 중국의 신증설 가동이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올해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며 "아직은 생산, 내수, 수출 등에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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