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업 부실, 정부와 금융권 책임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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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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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건설업 위기에는 후진적 금융시스템, 오락가락 정부 정책도 한 몫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금융권의 신용위험평가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번 구조조정의 주요 대상인 건설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성원·풍산·성우종합건설 등 이름 난 중견건설사들이 잇따라 부도를 맞거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할 예정인 가운데 '6월 건설사 줄도산설'마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 정부의 수장들이 부실한 건설사를 '도덕적 해이'라고까지 지칭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를 조금이라도 갖고 있는 건설사는 걱정이 태산일 수 밖에 없다.

한 중견건설사 주택부문 임원은 "미분양 아파트를 많이 갖고 있으면 신용위험평가에서 부실 기업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에 (미분양 소진을 위해) 최근 정신 없이 뛰고 있다"며 "요즘에는 구조조정이라는 말만 들어도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위기에 빠진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주택 증가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에 대한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상황이 이런데 모든 책임을 건설사에게만 돌려야 할까? 건설사들이 정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걸까? 정부와 금융권의 책임은 없을까? 쉽게 대답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사실 건설사가 무리하게 주택 사업을 벌이고 택지 구입에 열을 올린 데에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 수도권 외곽에 대규모 택지지구를 지정하고, 지방에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를 조성한다면서 건설사들을 끌어 들인 것이 정부다. 반대로 지금은 각종 규제와 보금자리주택 등으로 건설사를 옥죄고 있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건설사들을 찾아 다니며 경쟁적으로 대출을 해줬다. 사업성에 냉철한 판단은 뒷전이었다.

이번 건설업의 위기는 건설사만의 잘못이 아니라 후진적인 금융 시스템,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져 발생한 것이다.

건설업은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시공·금융·엔지니어링·자재 등 여러 산업이 조화를 이뤄 하나의 결과물을 탄생시키기 때문이다. 그 만큼 우리 산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분명히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은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권이 '도덕' 운운하며 건설사를 사지로 몰아 넣는 것 만은 피해야 한다. 인간 생활의 3대 요소인 의(衣)·식(食)·주(住)의 한 축을 담당하는 건설업을 홀대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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