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하이닉스, 10년여 고난 뚫고, ‘비상’(飛上)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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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0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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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1997년 IMF로 인한 LG반도체와 현대전자 반도체 부문의 빅딜로 출범한 하이닉스.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채 거두기 전인 2001년 D램 가격이 10분의 1로 떨어지면서 결국 5조원의 적자를 남긴 채 채권단에 넘어갔다.
   
 
 하이닉스 이천 본사 전경. 하이닉스는 최근 반도체 경기 호황과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
 다.
 
하이닉스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방침은 해외매각이었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구조조정을 통한 생존을 모색했다. 이후 지난 8년 동안 채권단 관리 아래 하이닉스는 투자규모가 크고 투자시기 역시 중요한 반도체 시장에서 고독한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3년 가까이 진행된 D램 업계의 치킨게임 속에서 하이닉스는 생존을 위한 싸움에 나서야 했다.
 
메모리 분야 1위인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부문과 그룹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었다. 일본 업체들도 합종연횡으로 힘을 모았다. 대만은 정부의 반도체 지원 정책 아래 국영 반도체 기업인 ‘타이완메모리’로의 변신을 꾀했다.
 
이에 반해 하이닉스는 모기업이 없어 기댈 언덕이 없었다. 정부 지원 역시 기대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정부는 구리유출과 관련해 규제에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 설비투자 자금 부족으로 라인 증설은 물론 반도체 웨이퍼 사이즈 증대 역시 수월치 않았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연구개발진의 노력을 통해 D램 부문 공정기술 부문에서 1위인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부문도 하반기 중 20나노급 제품 양산에 들어가며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여기에 ‘수율(불량률의 반대 개념)의 하이닉스’라는 업계의 평가가 있을 정도로 생산성을 높였다.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 하이닉스는 힘찬 도약을 시작하고 있다. 생산성과 원가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해외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삼성전자와 함께 D램업계의 승자로 떠올랐다.
 
지난 1분기 매출액 2조8210억원을 달성,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역대 최대 매출액을 갱신했다. 영업이익도 799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8%를 달성했다. 메모리 시장의 호황이 계속되면서 하이닉스는 2분기에 1분기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힘입어 그간 다소 소극적이었던 투자도 크게 늘었다. 하이닉스는 지난달 31일 올해 투자금액을 기존 2조3000억원에서 33% 상당 증가한 3조500억원으로 확대했다. 서버·그래픽·모바일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 아울러 차세대 제품 개발의 위한 R&D 투자도 확대, 기술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하이닉스는 현재 15% 수준인 40나노급 D램 제품 비중을 연말까지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40나노급 제품을 양산하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유일하다. 40나노급 제품은 기존 50나노급에 비해 생산성이 60% 가량 높다. 대만 업체들이 머물러 있는 60나노대에 비하면 생산성이 두배 이상 좋다. 아울러 친환경·저절전 D램 반도체인 DDR3 생산 비중도 현재 60%에서 80%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최근에는 중국 우시공장 생산법인의 지분 100%를 확보했다. 중국 생산법인 합작투자자인 뉴모닉스가 경쟁사인 마이크론에 인수되면서 협력관계를 끊고 뉴모닉스의 중국 법인 지분을 흡수한 것.
 
이를 위해 하이닉스는 5200억원 상당의 자금을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경기가 좋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 지분 확보로 하이닉스는 투자자금 이상의 실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최근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하이닉스에게도 남는 숙제가 있다. 8년간의 채권단 관리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 주인을 찾는 것. 메모리 업계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올해에만 11조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확충하는 한편, 연구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는 하이닉스 투자금액의 3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삼성전자와 본격적인 경쟁을 위해서는 자금력이 풍부하고 미래 경영에 탁월한 주인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M&A 시장에서 주요 그룹들이 하이닉스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이는 반도체 사업 자체가 매년 수조원 단위의 투자가 필요한데다 수년 단위로 찾아오는 불황기에도 큰 폭의 적자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새 주인을 맞기 위해서는 먼저 재무구조를 개선해 부채 규모를 줄이는 한편, 생산성을 높여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체질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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