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 빨라질 듯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SK그룹이 계열분리를 공식화하게 되면 두축인 최태원 회장과 최신원 SKC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이 사실상 2개로 쪼개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신원-최창원 부회장 형제가 SKC와 SK케미칼, SK증권 등을 중심으로 하나의 그룹을 형성해 독립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지난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계획에 SK케미칼 등을 포함시키지 않았고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최신원 회장의 SKC와 SK증권 등의 지분매입에서 두 집안의 분가설이 제기돼 왔다.  

SK그룹이 계열분리 작업을 본격화하게 되면 두 그룹이 각자의 경영방침대로의 독자노선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 SK그룹, 사업재편·지주사 전환 '뜨거운 감자'

본격적인 계열분리에 앞서 최근 SK그룹이 내달 SK차이나 출범을 앞두고 국내 주요 계열사의 사업재편과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우선 계열사별로 분사와 통합을 통한 국내 사업 재편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얼마전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는 최근 석유·화학 부문을 물적분할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1월에는 분사한 새로운 회사들을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또 SK에너지는 계열사끼리 중복으로 진출했던 사업을 한 곳으로 집중하기 위해 석탄 사업 사업과 중고차 매매사업을 SK네트웍스로 넘긴다.
 
이처럼 SK그룹은 SK에너지가 석탄사업보다 해외 석유개발사업에 주력하고 SK네트웍스가 석탄 등 광물사업에 치중하도록 하는 사업 재편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등 IT 계열사도 재편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트를 SK커뮤니케이션즈로 이관하는 등 SK텔레콤을 중심으로 IT 계열사들을 통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SK는 지주회사 체제 완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는 SK C&C상장 전인 지난해 'SK C&C-SK㈜-SK텔레콤-SK네트웍스-SK C&C'의 순환출자 고리로 연결돼 있었다. 그러나 SK가 지난해 11월 SK C&C를 상장하면서 지주사 충족 요건의 최대 장애물이었던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했다.

지주회사 체제의 완성을 위해서는 SK텔레콤의 SK C&C 보유지분 해소와 SK네트웍스와 SKC가 보유한 SK증권 지분처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들은 또 SK해운의 합동출자 해소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그룹이 지주사 체재로 전환하게 되면 최태원 회장의 지배권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SK C&C를 통해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현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C&C의 최대주주로 44.5%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 SK그룹의 계열 분리 작업 시점이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린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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