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쉬 했던 충격실험 스크린에서 만난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8-04 10:4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실제 있었던 충격적인 실험을 영상에 담은 '엑스페리먼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연기파 배우 애드리언 브로디와 포레스트 휘태커의 연기가 돋보인다.


(아주경제 인동민 기자)  1971년 8월 14일 오전 9시 55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Palo Alto). 평온했던 이 지역에 대학생들이 대거 체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은 갑작스레 들이닥친 경찰에게 제압당한 후 눈을 가린 채 지문채취와 미란다 원칙을 듣고 있었다. 이 평범한 대학생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971년 필립 짐바르도 심리학과 교수가 진행했던 스탠포드 대학의 악명 높은 감옥 실험. 충격적인 실험 결과로 인해 오랜 기간 비밀에 부쳐졌다. 하지만 2001년 올리버 히르쉬비겔 감독의 독일 영화 ‘엑스페리먼트’가 만들어지면서 영화계는 물론, 심리학ㆍ정신분석학 등 학계 전반에 걸쳐 주목 받으며 사건의 전말이 알려지게 됐다.

심리 스릴러의 바이블로 불리는 엑스페리먼트는 ‘독일 영화 사상최고의 걸작’ ‘세계를 완전히 넉 다운 시킨 최고의 스릴러’라는 평가를 받으며 2001년 독일영화제 관객상, 남우주연상 등 4개 부문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제 최다 초청 기록을 세우며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감독상, 바바리안 영화제 감독상 및 각본상 등을 수상했다.

짐바르도는 사회심리학 분석을 위해 감옥실험을 계획했다. 이 실험에 참가할 사람들을 모집하기 위해 교수는 신문에 모집공고를 냈고, 일당 15달러를 지급하는 이 모의 실험에 미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70명의 남자 대학생들이 몰려들었다. 대학의 엄격한 심리검사와 테스트를 거친 지원자들 중 ‘아주 평범하다’고 판명된 24명의 대학생을 최종 선정했다. 실험 첫 날 경찰의 협조를 받은 짐바르도 교수는 최종 선발된 지원자들을 1971년 8월 14일 직접 체포하면서 실험은 시작됐다.

스탠포드 대학 지하에 마련된 모의 교도소에 모인 24명의 참가자들은 ‘동전 던지기’로 죄수와 간수로 나뉘게 됐다. 무작위로 선택된 죄수들은 감옥에 들어오기 전 모두 발가벗은 상태로 소독을 받고, 죄수복과 죄수 번호를 지급받았으며 머리에는 스타킹이 씌워졌다. 간수들은 간수복과 호루라기, 곤봉, 선글라스를 착용했으며 8시간씩 교대 근무 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주간 감금생활을 해야 하는 죄수들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간수들에게는 감옥의 질서를 철저히 유지해야만 하는 책임이 있었고 이를 위해 교도소 내 새로운 규율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다. 그리고 죄수건 간수건 간에 누구든 ‘실험을 그만두고 싶다’라는 말만 하면, 어떤 상황에서건 실험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짐바르도 교수는 ‘루시퍼 이펙트(Lucifer Effect)’를 통해 사회악의 주범으로 일컬어지는 사람들에게 부여됐던 ‘악한 기질’의 오명을 벗겨내고자 했다. ‘루시퍼(Lucifer)’는 스스로 타락하여 악마의 수장이 된 천사의 이름.

루시퍼 이펙트란 스탠포드 감옥 실험을 직접 진두지휘 했던 짐바르도 교수가 명명한 심리학 용어로 특정 상황이 인간 내면에 숨겨진 악마적 본성을 깨운다는 뜻이다. 즉 선한 사람을 추악하게 변화시키는 것은 그 사람의 타고난 기질이 아니라 그 사람을 둘러싼 상황과 시스템이라는 것.

스탠포드 감옥 실험을 통해 공개된 루시퍼 이펙트는 학계에 실로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다. 평범했던 젊은이들이 일순간 악마로 변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진정한 휴머니즘이란 존재할까라는 의문마저 든다. 스탠포드 감옥 실험사건의 전말과 루시퍼 이펙트에 대한 자세한 진실은 짐바르도 교수의 저서 ‘루시퍼 이펙트’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짐바르도 교수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루시퍼를 깨우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한다며 경고하고 있다.

충격적 실화를 다룸과 동시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 넘치는 스토리 전개는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으며, ‘프리즌 브레이크’로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폴 쉐어링 감독에 의해 새롭게 탄생 됐다.

쉐어링 감독은 원작 영화가 가지고 있던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한 느낌은 고스란히 가져오되, 거칠고 투박한 분위기를 세련된 영상과 감각적 음악으로 풀어냈다. 원작 영화의 감옥이 기본에 충실한 클래식한 느낌이었다면 할리우드 판 영화의 감옥은 좀 더 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으로 만들어졌다. 블루를 기본으로 한 감옥의 컬러 톤은 실험 종료를 알리는 ‘붉은 사이렌’이 더욱 돋보이도록 했다. 감옥의 창살을 변형시키거나 16겹 레이어링을 시킴으로써 단조로운 환경을 역이용, 흥미롭게 활용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감옥 속 실험 참가자들을 감시하는 카메라들은 소니의 아이코닉(iconic)을 비롯해, 최첨단 카메라들을 동원해 더 극적인 효과를 내도록 했다.

또한 24명의 실험 참가자들 중 각각 죄수와 간수의 리더 역할을 맡아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숨 쉴 틈 없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두 캐릭터 ‘트래비스’와 ‘배리스’. 이 역할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연기파 배우 애드리언 브로디와 포레스트 휘태커가 맡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연기대결을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애드리언 브로디의 상대역 ‘베이’로 출연한 매기 그레이스는 ‘테이큰’과 ‘나잇&데이’에 이어 지성미와 섹시한 매력을 함께 뽐냈다. ‘트와일라잇’의 인상적인 악역으로 차세대 스타로 주목 받고 있는 캠 지갠뎃이 추악하게 변해가는 ‘체이스’로 출연해 아카데미 수상 배우들에 뒤지지 않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처럼 엑스페리먼트는 감옥이란 한정된 공간 안에서 교도관과 죄수로 분한 24명의 실험 대상들의 대립과 반목, 갈등을 숨쉴 틈 없는 긴장감과 스릴 넘치는 전개로 그려냈다. 11일 개봉. 

idm81@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