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8일 김기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을 비롯, 30여명의 중기 대표들과 만난 것을 계기로 중소기업 정책이 일대 전환점을 맞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달내 범정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방안' 발표를 앞둔 시점이어서 이번 만남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8일 지식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정부가 '친서민·친중소기업' 정책을 강하게 드라이브하는 시점에서 이 대통령이 '공정'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꺼내든 데도 주목하고 있다.
◆ 대·중소 CEO 개별 만나 '브레인스토밍'
사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협력은 이번 정부에서 꺼내든 구상은 아니다. 참여정부에서도 대통령 주재 대·중기 상생협력 대책회의가 무려 16차례나 열렸지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데는 그 자체로 한계를 내포했다.
정부가 아무리 '상생'을 외쳐본 들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곳이라야 조달시장에서 몇몇 공공기관들이 중기 제품 사용을 늘리는 수준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대기업에게 일방적으로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게 시장경제와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1차 외에도 2, 3차 협력사까지 책임지라는 식의 언사가 자칫 포퓰리즘으로 이어질 경우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부담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대책을 구상해야 할 기획재정부와 지경부, 공정위 등 관련부처에서조차 우왕좌왕해온 게 사실이다.
지난달 25일 공정위 주관으로 '상생대책'을 내놓으려 했지만 대통령이 보다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하라며 되돌려 보낸 바 있다.
중소기업 정책 주관부처인 지경부가 고심끝에 내놓은 게 대통령과 경영자와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다. 만남도 만남이지만 예전처럼 반짝 이벤트 형식에 그치지 않으려면 형식이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브레인스토밍식 난상토론을 이끌어냈다. 대·중기 경영자를 한 데 모아 놓아 본들 제대로 된 말이 오고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신경을 썼다.
◆'대·중기 상생' 전환점 맞나
이번 만남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인식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이 꺼내 든 '공정'이라는 화두를 뒷받침할 정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당시를 기억하면서 "'상생'이라는 화두가 등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해야 할 정책을 구상해야 하는 정책 담당자들에게는 여간 곤혹스러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토로했다.
우선 불공정, 불합리, 불균형 등으로 점철돼 온 '납품단가 조정문제'와 2,3차 협력업체 지원방안, 하도급대금, 대기업의 기술탈취와 기업형수퍼마켓(SSM)의 무분별 확대저지 등에 골몰하고 있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재래시장을 찾아 "앞으로 SSM을 규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재래시장 인근 500M 이내에는 SSM 설립을 지자체장 등의 허가제로 전환하는 내용 등을 담은 관련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상습화되고 지능화되고 있는 하도급 위반 사업자에 대해서는 이르면 내년초부터 인터넷에 기업명과 대표자의 실명을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개별기업을 대신해 중소기업협동조합회 등 관련업종 대표기관에 '단체협상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홍순영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가 원자재가격 인상분을 수급사업자에게 반영해 주도록 하고 있으나 '무늬만 협의제'일 뿐 실제 이익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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