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2세 한계 넘어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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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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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양방언

   
 
 
"재일교포 2세의 정치적 이념과 국경의 한계를 넘어 많은 사람과 교류하면서 더 넓은 세계로 나갈겁니다."

제주가 고향인 아버지와 신의주가 고향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한 양방언(50) 씨는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로 통한다.

그의 음악 세계가 동서양을 오가며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고, 클래식에서부터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음악 OST까지, 장르와 시대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 홍콩, 중국 등 아시아를 넘어 영국, 독일 등 유럽에서 작곡가, 연주가, 편곡가, 프로듀서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공식 음악 '프론티어(Frontier)!'를 작곡했으며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과 KBS 다큐멘터리 '차마고도'의 음악을 맡기도 했다. 광고음악도 여러 곡 만들었다.

'제4회 한인의 날'(5일)을 기념하는 코리언 페스티벌 공연을 위해 내한한 양씨는 7일 "남한 출신인 아버지는 친북성향이었고 북한 출신 어머니는 한국편이어서 젊을 때는 매우 혼란스러웠다"며 "결국 나만의 길을 스스로 찾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총련계 중학교를 다니던 그는 '퇴폐적인' 서양음악을 들었다는 이유로 교사들에게 심하게 맞기도 했다.

일본계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일본 학생이)왜 조선인과 함께 공부해야 하는가'란 글이 실린 학급신문 기사를 보고 아연실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고뇌는 그가 크로스오버 아티스트가 되는데 동력이 됐다. 

그는 "정치는 잘 모르지만, 근본은 남과 북에서 시작된 문제"라며 "나는 부모 세대의 고통과 고민을 내 방식으로 승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방언은 의사로 살길 원했던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며 겪었던 일도 털어놨다.

일본에서 의사로 성공해 총련계 학교 운영을  아버지는 자식들 모두 의사가 되기를 바랬다. 일본에서 한국국적도 북한국적도 아닌 '조선적(籍)'을 유지하면서 떳떳하게 살려면 의사보다 좋은 직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 씨를 제외한 나머지 4남매 모두 의사 또는 약사가 됐다.

그 역시 아버지의 뜻을 거역할 수 없어 일본의과대학을 졸업, 의사 면허를 딴 뒤 1년간 마취과 의사로 일했지만, 결국 음악을 위해 의사로서의 길을 포기하면서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저를 용서하지 않고 세상을 뜨셨지만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과 저에 대한 바람을 음악으로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께 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한편 그가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것은 1998년 6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그가 고수하던 조선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였다.

그와 가족들은 서울에 가기 전에 먼저 아버지 고향인 제주도를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기이한 체험을 하게 된다.

어느 날 아침 중문관광단지의 한 호텔 정원을 거닐던 어머니가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했고 그도 기분이 좋아져 '꿈을 꾸는 듯한 상태'가 됐는데 그때 그의 눈앞에 이상한 광경이 떠올랐다고 했다.

중문 바닷가가 보이는 고대 탐라왕국의 궁전 정원에 귀족과 신하, 수많은 백성이 탐라국 왕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다 왕자가 나타나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이었다. 그의 연주음악곡 `프린스 오브 제주'는 이런 기이한 체험에서 나온 작품이다.

이후 그는 한국에서 음악을 하면서 한국의 전통악기와 서양악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곡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곡이 '프론티어'다.

그는 지난 5일 '제4회 세계한인의 날'에 KBS홀에서 '프론티어'와 '맨 오브 글로리'를 연주했다.

어머니의 고향인 북한에서의 공연 계획을 묻자 그는 "아직은 없지만 기회가 올 것"이라면서 "내 음악은 정치와 이념을 떠나 서로 다른 사람들, 서로 다른 세계가 만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서울시 홍보대사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의 활동 10년, 음악 인생 30년을 기념하는 성대한 음악회를 가졌다.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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