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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中 시진핑 '6.25 발언'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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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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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얼마전 시진핑 국가 부주석이 '항미원조 전쟁(抗美援朝戰爭·6·25) 참전 60주년 좌담회'에서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이는 중국정부의 '띵룬(定論·정론)' 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됐다. 북측의 6·25 남침을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동안 '도광양회(韜光襄晦·재능이나 힘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 입장을 취했던 중국이 비로소 '유소작위('有所作爲·해야 할 일은 한다)'로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외교통상부 한 관계자는 "'띵룬'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나온 언론 보도와 정부 관계자들의 반응은 우리 대(對)중국 외교의 현주소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 등에서 중국의 '띵룬'을 한자어 그래도 '정해진 이론' 쯤으로 해석해 본래 의도를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이 일이 확대 해석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띵룬'이라고 한 것이 오히려 한국에선 중국정부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비춰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한 교수도 "'띵룬'은 오래 전부터 중국 정부가 문서로 마련해 놓은 것을 시 부주석이 읽어내려간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시진핑의 역사관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10년 전 장쩌민 주석 시절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최로 정치권 상무위원 등이 대거 참석한 '6.25 50주년 좌담회'에서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은 물론, '승리의 깃발을 높이든...'등의 더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때문에 10년 전에 비해 '강도'가 약해진 시 부주석의 발언에 불필요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을 지 의문이 든다.

전문가들도 시 부주석 발언에 깔려있는 중국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상민 동아시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시진핑은 장쩌민 등 '중국의 힘'을 국제사회, 특히 미국에 국내 정치로 보여주려 했던 것"이라며 "중국이 앞으로도 정치적 공세 주장을 또 펼친다면 2012년 5세대 지도부 출범 후 국제 사회관계에 있어서 전략적 방향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가 시 부주석의 발언을 놓고 '정의로운 전쟁'인지 아닌지 설전을 벌이는 것보다는 중국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주목하며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게 더 중요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

shu@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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