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미친 개와 몽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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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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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신 부국장 겸 정치경제부장

전세계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분노하고 있다.
북한이 민간인 거주지에 집중 포격을 가한 것은 무자비하고 비인간적인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전쟁과 전혀 무관한 민간인까지 서슴없이 공격하고 살해하는 북한 정권의 잔학성 앞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다.
대량 살상용 방사포 로켓을 우체국, 보건소 등 군 시설과 관계없는 곳에 쏟아부은 것은 북한 정권의 호전성을 여실히 드러낸 만행이다.
전쟁 상황에서도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범죄에 해당한다. 하물며 전시가 아닌 평상시에 무고한 민간인을 폭격한 것은 있어서는 안 될 테러행위이다.
북한은 60년 전에도 무력 침공을 시도해 무려 317만명의 희생자를 내는 민족의 대참사를 야기했다.
이후 우리 민족은 전쟁의 폐허 속에 역사에서 잊혀지고 사라질 위기를 맞기도 했다.
북한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대남 공격은 민족을 말살하는 반역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3월에도 북한 군부는 천안함을 공격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이번에는 민간인이 살고 있는 연평도를 향해 포구를 열어 4명의 사망자와 수십명의 부상자를 냈다.
우리 군의 훈련이 연평도 사건의 발단이라고 북한은 둘러대지만 주거지역을 포격해 인명을 살상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북한은 해안포 외에 후방 육상부대의 로켓포까지 전진 배치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뒤 공격을 퍼부었다. 민간인까지 해칠 악랄한 의도를 갖고 있었다는 뜻이다.
'미친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속담이 있다.
맞는 말이다. 미쳐 날뛰는 미친 개를 제압하는 데는 몽둥이가 제격일 것이다.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 것이 즉각적이고도 강력한 대처 방식이다. 몽둥이를 휘둘러 위협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부러진 썩은 몽둥이를 사용해 대응하면 도리어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미친 개에게 얕보여 공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군의 도발에 맞서는 우리 군이 썩은 몽둥이보다도 못한 ‘막대기’를 쥐고 있어 걱정이다.
지난 3월 천안함 폭침사건이 발생했을 당시나 이번 연평도 공격 때나 우리 군은 허둥대다 피해를 더 키웠다.
북한의 포격에 맞서 반격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은 허점만 노출하고 말았다.
레이더 고장으로 ‘눈 뜬 장님’이었고 고장 난 포에다 포탄도 없는 허울 좋은 ‘공포(空包)’로 싸웠다. 심지어 공격해야 할 지점을 찾지도 못했다. 북한군의 도발징후와 첩보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데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우리 군은 이번 연평도 포격 도발에서 전략적으로나 전술적으로 완패했다.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대책을 마련한다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꼴사납게 또 당한 것이다.
한국 장병들의 해이해진 군기, 지휘관들의 무사안일주의와 전략 부재 등 총체적인 부실과 북한의 호전성이 어우러진 참담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연평도는 북한에 목구멍의 비수이고 백령도는 옆구리의 비수다.”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이 백령도와 연평도 등의 군사적 가치를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전략적 요충지인 서해5도 지역에서 더 이상 밀리지 않도록 우리 군과 정부는 ‘막대기’가 아닌 ‘여의봉’을 잡아야 한다.
우선 북한이 우리를 얕보고 함부로 날뛰지 못하도록 최첨단 무기와 병력을 추가 배치해 전력을 증강할 필요가 있다.
또 북한의 도발시 대응 수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효과적인 대북억제력을 확보해야 한다. 군의 정신 무장과 국민의 안보의식 제고 방안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외교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 긴밀한 접촉을 통해 실질적인 대북제재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 중심의 한반도 외교전에서 소외돼 있는 러시아를 끌어들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연평도 공격 문제를 다루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kss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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