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지현 기자) 브라질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 극좌 테러리스트 케사레 바티스티(55)의 송환 문제를 놓고 양국 간 갈등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EFE 통신이 5일 보도했다.
EFE 통신에 따르면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브라질 정부가 바티스티 송환을 거부한 데 대해 양국 간 경제협력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프라티니 장관은 바티스티 송환을 위해 브라질 대법원에 재심을 청구하거나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프라티니 장관은 또 지난 1일 취임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게 바티스티 송환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도 "바티스티 문제로 인해 양국 간 우호관계가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ICJ 제소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브라질 언론은 전날 로마 주재 브라질 대사관 앞에서 바티스티 송환을 촉구하는 항의집회가 열린 사실을 주요 기사로 보도하며 양국 간 갈등 확산 움직임에 우려를 보였다.
집회에는 바티스티에 의해서 살해됐거나 피해를 입은 가족들과 이탈리아의 모든 정당이 참가했다. 집회는 로마를 비롯해 밀라노와 나폴리 등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앞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해 12월 31일 바티스티의 송환을 거부하는 결정을 내렸다.
1970년대 좌익 무장투쟁을 주도한 바티스티는 1977~79년 발생한 4건의 살인사건에 연루돼 1979년 이탈리아 경찰에 체포됐으며 1981년 탈옥했다.
이후 프랑스와 멕시코 등을 떠돌다 2007년 3월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체포됐다.
이탈리아 법원은 1993년 궐석재판을 통해 바티스티에게 종신형을 선고했고 이탈리아 정부는 브라질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가 작년 1월 그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하면서 양국 사이에 외교 마찰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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