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전세난"... 악성 미분양도 날개 돋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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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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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입자가 전세 아파트를 구하기 위해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중개업소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홍정수 기자]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매물 품귀현상까지 빚어지면서 미분양 아파트 소진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자고 나면 올라있는 전세가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갖가지 혜택이 주어지는 미분양 아파트 구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9만4539가구로 전달에 비해 4.5%(4494가구) 감소했으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6.2%의 감소세를 보이며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줄고, 수도권도 0.5%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추세 대로라면 12월 미분양 아파트 또한 큰 폭으로 줄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수원지역에서 SK건설이 분양한 3498가구 규모의 '수원 SK 스카이뷰' 아파트는 지난해 하반기까지도 분양률이 40%를 밑돌았으나, 현재는 80%에 육박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로열층이 남아있었으나 현재는 저층 위주로만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모델하우스 방문객도 크게 늘었으며, 그 자리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이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공급한 두산위브 아파트도 일부 저층 가구만 남아있을 뿐, 대부분의 미분양 물량이 소진됐다. 지하철 7호선 남성역이 단지와 바로 접해 있는 데다 단지 인근에 녹지공간 및 교육시설이 풍부해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현대건설이 수원시 장안동에 내놓은 '장안 힐스테이트'도 중도금 일부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 등을 실시하며 중소형 평형은 대부분 소진됐다. 분양 관계자는 "소형평형이 저층에 주로 분포해 있음에도 남은 물량이 거의 없다"며 "남아있는 평형은 대부분 중대형이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구서동 쌍용예가 등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미분양 물량의 대부분을 지난해 말 소진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한달 동안에만 50가구 이상이 팔려나가는 등 전세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속칭 '건설사들의 무덤'으로 꼽히는 대구지역에서는 악성 미분양도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월성 월드메르디앙은 종전 300가구였던 미분양 물량이 1월 중순 현재 80여가구 수준으로 줄었으며, 상인 푸르지오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십가구가 계약된 것으로 파악됐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전셋집이 귀해지면서 전셋값이 급등하자 당장 입주가 가능한 일부 전세 수요자들이 미분양 단지를 구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할 때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한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팀장은 "저렴하면서도 당장 입주가 가능한 새아파트를 구입해 전세부담을 덜고자 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분양 아파트는 소비자에 외면받았던 상품이었던 만큼 가격, 입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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