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리산정 “자기 입맛대로 배 안고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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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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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황기엔 박리다매, 불황기엔 예대금리차 벌려 이자수익 확보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국내 예금은행들이 금융시장 호황기에는 예금금리를 높이고 대출금리를 낮추는 등 ‘박리다매’형 영업을 하는 반면 불황기에는 예대금리차를 벌려 이자수익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그동안 예금 및 대출금리 산정은 시장성상품 금리 동향과 전산입출력 결과에 따라 자동으로 결정된다고 밝혀왔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11월 현재 3.09%를, 가중평균 여신금리는 5.34%를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2.25%포인트로 전년동기(2.33%포인트) 대비 0.08%포인트 축소됐다.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9월 2.37%포인트에서 10월 2.36%포인트 등으로 감소 추세다.

예대금리차가 줄어든 것은 경기 침체가 완화하면서 국내 은행들이 영업기반 확대를 위해 예금금리를 높였고, 여신을 늘리기 위해 대출 금리를 낮췄기 때문이다.

반대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에는 예대금리차를 1월 1.75%포인트, 2월 2.34%포인트, 3월 2.53%포인트, 4월 2.52%포인트, 5월 2.58%포인트, 6월 2.51%포인트, 7월 2.61%포인트 등으로 빠르게 늘렸다.

대출시장 침체와 대출자산 부실화 우려가 커지자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높인 것이다.

은행들은 그동안 예대금리차가 벌어질 때마다 여신금리는 시장금리에 연동돼있어 금리변화에 즉각 움직이지만, 수신금리는 반응이 느린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 10월엔 4.46%까지 벌어졌으나, 시장상황이 안정을 되찾은 2000년 2월에는 1.40%까지 떨어졌다.

이후 신용카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2001~2004년에는 1.90~2.50%의 분포로 움직이다가 주택담보대출·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한창 활황을 타던 2005~2008년에는 1%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 조달 및 운용의 미스매칭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예대금리차를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대출금리 편차를 넓게 벌려 여신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분포도를 살펴보면 시장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7.0~8.0% 미만 대출이 1.7% △8.0~9.0% 미만 0.9% △9.0~10.0% 미만 0.6% △10.0~11.0% 미만 0.3% △11.0~12.0% 미만 0.4% △12.0% 이상 1.5% 등으로 지난 2000년대 중반과 비슷한 분포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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