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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본질은 ‘나눔과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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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2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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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택 예술의 전당 사무처장
예술의 가치는 본래 나눔과 배려가 주는 감동에서부터 출발한다. 예술가는 무대에서 자신의 최고기량을 관객에서 선사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관객은 예술가의 노력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무대 위의 연주자들을 살펴보자. 자신이 연주할 때를 기다려 다른 연주자의 선율에 자신의 악기소리와 선율을 덧입혀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낸다. 지휘자는 그 소리들을 모아 아름다운 화음으로 새롭게 창조한다. 그래서 화음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서로 배려하고 자신을 억누르는 가운데서 만들어지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최근 이러한 배려심이 무대와 공연장을 뛰어넘어 우리 주변이나 더 나아가 지구촌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온정이 되어 주기도 한다. 연말연시를 맞이해 음악회나 예술행사를 통해 온정의 나눔 기회를 갖는 사례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후의(厚意)를 보내주고, 이에 질세라 일부 연주자들도 무료연주 등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며 기꺼이 봉사의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추운 날씨지만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모습들이다.

이러한 기부의 실천은 연주자와 관객 모두에게 예술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감동을 배가시킬 수 있어 무척이나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 짐작된다. 더욱이 이웃을 돕고자하는 이타적인 정신은 예술의 본질인 나눔과 배려라는 이념을 공유하고 있어 그 의미는 더욱 크다. 예술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히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돕는 것을 뛰어 넘어 사회 전체를 밝게 해주고, 우리 사회가 긍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소통의 기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1년 신년음악회에서도 어려움에 처한 우리 이웃을 배려하는 좋은 사례가 있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거의 모든 참석자는 북한의 도발로 인해 힘들어 하는 연평도 주민과 청소년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으기도 했다. 더욱이 지휘자인 정명훈씨는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차원에서 출연료를 받지 않고 연주한 것이 알려져, 많은 사람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었다. 예술과 어우러진 이타심의 실천은 위기를 이겨내고 계층 간 통합을 이뤄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형편이 어려운 국가들을 대상으로 민간원조를 펼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사회공헌도를 인정받게 돼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가브랜드를 향상시키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국위의 신장은 세계시장에 우리나라의 상품을 알리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우리의 경제 수준은 수십 년 전과 비교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그에 따라 원조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그 지위도 올라갔다. 예술도 마찬가지로 불과 몇 년 사이에 전 세계에 내놓아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 만큼 훌륭한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갖추게 됐다.

이제 우리에게는 새로운 시대와 패러다임이 요구하는 덕목이 필요하다. 예술을 접할 때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후손이 편안한 삶을 영위할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단순한 삶의 동반자로서 감동만이 전제된 예술향유의 형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불어 예술현장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서로 소통하고 통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재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예술은 상호간의 배려가 전제된 상태에서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즉 내가 가져가는 감동만큼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도 절실하다.

예술분야에 있어서도 장르 간 소통은 필수적이다. 서로를 인정하고 관심을 가질 때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화음은 자기와 다른 모습과 소리를 존중할 때 탄생하기 때문이다.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할 때 비로소 진정한 소통도 가능하다. 예술의 본질은 나눔과 배려이기 때문이다.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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