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베트남서 통하는 K-푸드... 식탁 위 한류가 시작됐다

  • '보는 한류'에서 '먹는 한류'로... 베트남서 커진 K-푸드 영향력

  • ·한국 외식기업 진출 확대... 현지 수요 증가에 사업 확장 활발

사진두끼떡볶이 베트남 페이스북
[사진=두끼떡볶이 베트남 페이스북]
베트남에서 한류가 콘텐츠를 넘어 식문화로 확산하고 있다. 드라마와 예능을 통해 익숙해진 한국 음식이 실제 소비와 외식으로 이어지면서 한식이 현지 식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호찌민 지역에만 한국 식당이 1200곳에 달할 정도로 시장이 커진 가운데 외식업계는 물론 식품·유통업계까지 K-푸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뚜오이쩨에 따르면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베트남 한인회의 오상식 씨는 현재 옛 호찌민시 지역에 약 1200개의 한국 식당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700곳이 한국식 바비큐 전문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확대된 호찌민시 기준으로는 한국 식당 수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에서 한마음 바비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오 씨는 첫 매장을 과거 7군이었던 푸미흥 지역에 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출점은 한국 교민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현지에 거주하는 베트남 소비자를 주요 고객층으로 고려한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에는 베트남 고객과 한국 고객 비중이 각각 50% 정도였지만 현재는 베트남 고객 비중이 약 80%까지 늘어났다"고 전했다. 한식 소비층이 교민 중심에서 현지 소비자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외식업 전반에 대한 수요 증가를 이유로 최근 한국 기업인들의 베트남 진출과 사업 확장 움직임도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많은 한국 외식업 관계자들이 베트남 시장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는 한류'에서 '먹는 한류'로 확산
자료2025 동아시아 식생활학회지
[자료=2025 동아시아 식생활학회지]
한식 성장의 배경에는 K-콘텐츠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표한 '2025 해외한류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의 월평균 K-푸드 콘텐츠 지출액은 17.8달러로 전년 대비 40.2% 증가했다. 특히 K-콘텐츠를 접한 뒤 실제 한국 식품을 구매한 비율은 84.3%로 나타나 뷰티제품 구매 전환율인 82%를 넘어섰다.

젊은 세대의 한식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동아시아 식생활학회지에 실린 베트남 대학생 대상 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잘 알려진 한식은 김밥, 김치, 떡볶이, 비빔밥, 삼겹살 순으로 조사됐다. 처음 접한 한식 역시 김밥, 김치, 떡볶이, 라면, 삼겹살 순으로 나타났다. 한류 콘텐츠를 통해 접한 음식이 실제 소비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외식 브랜드의 성장도 눈에 띈다. 2018년 베트남 남부에 첫 매장을 연 두끼떡볶이는 현재 전국 13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222개, 뚜레쥬르는 4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브레드팩토리 등 기타 한국 브랜드들도 현지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식품기업들도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오리온은 베트남 시장에서 판매하는 쌀과자 '안(An)'에 기존 맛 외에도 연자맛과 군옥수수맛을 추가로 선보였다. 초코파이 역시 녹차팥맛, 수박맛, 레몬콜라맛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현지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외식 넘어 유통까지… 커지는 K-푸드 생태계
자료QMe 현지 언론 및 KOTRA 하노이 무역관 자료 종합
[자료=Q&Me, 현지 언론 및 KOTRA 하노이 무역관 자료 종합]

K-푸드는 외식뿐 아니라 유통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롯데마트, 윈마트, 메가마켓, 고(Go!)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쇼피, 라자다, 틱톡숍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서도 한국 식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한국계 유통망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25년 기준 K-마켓은 베트남 전역에서 51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GS25는 236개, 롯데마트는 15개, 이마트는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GS25는 올해 3월 하노이에 처음으로 6개 매장을 열며 북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부 한국계 유통업체는 즉석 라면 조리기를 도입하는 등 한국의 소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식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냉동식품과 간편식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은 현지 법인을 통해 만두, 호떡, 핫도그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팔도는 저가형 라면 제품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농심과 삼양은 신라면과 불닭볶음면 등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성장한 시장에 맞는 협력 체계 필요"

급성장하는 한식 시장에 맞춰 업계에서는 협력 체계 구축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오 씨는 한국의 외식산업 사례를 소개하며 베트남 내 한국 식당 협회 설립을 제안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식당협회 등 업종별 단체가 기업과 정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도 협회가 만들어질 경우 식당들이 정책과 규정 정보를 보다 쉽게 얻을 수 있고 업계 의견을 행정기관에 전달하는 창구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정부와 감독기관 역시 협회를 통해 새로운 정책과 규정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며 협회가 규정 준수를 독려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씨는 "협회가 관리에 참여하면 관계기관이 모든 식당을 개별적으로 관리하기보다 협회와 함께 감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에서 K-푸드는 단순한 음식 소비를 넘어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소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 식당과 유통망이 빠르게 늘어나고 한류 콘텐츠가 소비를 이끄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K-푸드의 영향력은 외식과 유통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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