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적 사명된 ‘전기절약’
전기절약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 됐다는 점은 정부 및 관계부처, 기업들의 발빠른 움직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국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호소했다. 역대 장관이‘전기 절약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가운데 한국전력공사는 실시간으로 전력상황을 점검하며 전력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부과 긴밀하게 협조해 비상수급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는가 하면, 점심시간을 한 시간 앞당기는 등 전 직원이 전기 절약에 전사적(全社的)으로 나서고 있다. 가정보다는 기업에서 소비하는 전력량이 훨씬 많은 만큼, 다각도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전력수요 피크시간(오전 12시~오후 1시)을 피하기 위해 다음달 18일까지 점심시간을 한시간 앞당겨 실시한다. 점심시간에는 컴퓨터를 포함한 모든 기기의 전원이 차단될 정도다.
직원 개개인의 노력도 빛을 발한다. 난방온도를 18℃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포함,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면 개인용 컴퓨터를 꺼놓는다. 전국에 전력을 공급하는 공공기관의 역할을 다하고 에너지 절약에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다.
이밖에 전력거래소도 지식경제부와 함께 지상파 홍보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마트쇼핑과 증권투자에도 타이밍이 있듯이, 전기절약에도 타이밍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바로 오전 11시부터 12시,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피크시간 전기절약이 절실하다는 것.
한국전력 홍보실 관계자는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값비싼 연료를 이용하는 발전소를 추가로 가동해야 한다”며 “이는 개인적으로도 부담이지만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기 절약에 모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제강과 일진그룹, YK스틸 등 57개 민간기업도 자율적으로 점심시간을 조정하고 있다.
◆ 전력 수요 예측, 정확도 높여야
전력수요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력수요 예측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대전력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전력수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24일 전력거래소 수요예측과에 따르면 전력수요 예측 오차율은 수년간 등락을 거듭해 오면서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최대전력수요가 야간이 아닌 주간(오전 11~12시)에 나타난다는 점과 난방기기 수요가 급증한다는 점은 수요예측의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김완수 전력거래소 수요예측과 차장은 김완수 전력거래소 수요예측과 과장은 “오차율은 보통 3~5%까지 차이나는데 올해만 근접하게 나타났다”며 “특히 최대전력수요가 상대적으로 기온이 더 떨어지는 야간이 아닌 낮에 집계된다. 일반 가정의 경우, 낮에 사용하는 전력량이 낮은 만큼 전기가 산업용 에너지로 사용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경제상황과 기상요인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력수급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김 차장은 "난방기기 수요가 큰 변수로 등장하면서 현재 수요 현황을 정확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조만간 난방기기 수요 급증 요인을 수요예측 요소로 반영하는 정책과제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전력수요 예측은 향후 2년간 최대전력을 예측하는 단기수요예측과 15년간 수요를 예측하는 장기수요예측으로 나뉜다.
단기수요예측은 향후 2년간 수요에 대해 매년 시행하는데 국내총생산(GDP)과 '기온효과'를 이용해 발전량을 예측한다. 경제상황과 기상요인의 정확성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기온효과는 기온분포와 전력수요에 대한 기온반응도 결합된 것으로 전력수요에 대한 기온 민감도를 뜻한다.
또 GDP에 대한 전력수요 민감도와 기온반응도도 시간변화에 따라 산출한다.
한편 장기수요예측은 전력소비를 주택용(2개), 상업용(3개), 산업용(10개) 분야로 구분, △미래 경제성장 △산업구조 △전력소비 추세 등을 반영해 전력소비량을 예측한다. 여기에 계절요인과 기상요인 등도 적용한다.
현재 전력수요 예측은 정부 주관 하에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 학계 및 관련 연구기관에서 주도하고 있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수요예측 전문가회의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예측전제사항과 결과를 최종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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