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삼성그룹과 언론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 있는 구 회장 집무실을 찾았다.
수행원 없이 홀로 집무실을 찾은 이 사장은 사전에 구 회장 측에 '승진 및 신년 인사를 드리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 역시 이를 받아들이면서 양측의 독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과 이 사장은 이날 집무실에서 20여 분 동안 둘만의 회동을 가졌다.
전자 등 다수의 사업이 확장되는 삼성과 LG는 그간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쳐왔다. TV.휴대폰.LCD 등 주력 전자산업은 물론 2차전지.LED.태양광 등 미래산업에 이르기 까지 치열한 경쟁을 해왔기 때문에 이들 양측 오너일가의 만남은 재계는 물론 일반인의 호기심을 사기 충분하다.
특히 양측은 상호 교류가 적은 편이다. 삼성과 LG 진영 오너일가가 개인적으로 만난 것도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전시회에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과 이 사장이 잠시 대면한 것을 제외하면 극히 드물다. 대통령 만찬이나 G20 비즈니스 서밋 등 재계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잠시 인사를 나눈 정도가 전부다.
하지만 이번 양측의 만남으로 향후 삼성과 LG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사장이 이번 방문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가능성도 많다.
특히 전자산업에서 경쟁국가인 일본은 자국 기업 사이에 협력관계를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동반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삼성과 LG는 오히려 해외 경쟁사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견제를 강화해 아쉬움을 사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만남은 양사가 서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지원하고, 상호 견제를 최소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정부의 독촉에 떠밀려 교차구매 등 시늉에 그쳤던 교류도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올해 경영 준비도 마무리된만큼 이 사장이 재계 웃어른인 구 회장에게 새해 인사를 하기 위해 트윈타워를 찾은 것"이라며 "인사 차원일 뿐 경영 관련 한 특별한 이슈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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