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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코스피, 계단식으로 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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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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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미국에서 2차 양적완화(QE2) 정책과 감세정책에 따른 소비경기 회복이 진행되고 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국 같은 신흥국은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로 완연한 긴축정책 스탠스로 돌아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에서 견인차 역할을 했던 신흥국 경기 모멘텀이 이제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앞으로 안전판은 미국을 필두로 한 선진국 경기회복이 될 전망이다.

금융시장을 보면 유럽재정안정화기금(EFSF)을 통한 50억 유로 규모 단일유럽채권 발행이 성공하면서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를 완화했다. 그러나 일본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미국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선진국 재정적자에 대한 불안은 여전한 상황인 것이다.

상품시장에서는 이집트 민주화 시위가 국제유가 상승을 야기했다. 혹한기 한파에 따른 농산품 작황 부진, 가격 상승도 신흥국 긴축정책을 가속하고 있다.

신흥국 경기보다 선진국이 더 낫다는 인식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 주식을 매도하도록 부채질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본격적인 외국인 매도도 우려됐다.

그러나 크게 동요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미 글로벌 자금 흐름은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선진국 주식을 늘리는 데 들어갈 돈을 신흥국 주식을 팔아서 마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재원은 글로벌 채권 자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선진국 상승에 이어 신흥국 역시 재차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주식시장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인플레 심화는 글로벌 경기확장 초기 국면에 발생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과거에도 이런 국면에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신흥국 긴축과 통화강세 현상이 불가피하겠지만 국내 수출기업 경쟁력은 이전보다 크게 향상됐다. 증시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다.

국제 원자재·곡물가격 상승이 인플레를 심화하고 있다. 국제유가나 금속가격 상승은 생산자에 대한 가격 전가로 해당기업 마진을 늘린다. 반면 곡물가 상승은 정책당국 탓에 소비자에 직접 전가하기 어렵다. 정유와 화학, 철강 업종에는 유리한 환경인 반면 내수 업종에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인플레 압력 가중으로 국내 기준금리와 시중금리가 뛸 경우 은행권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최근 전세값 급등으로 민간 대출수요가 증가하면서 은행권은 대출증가와 동시에 이자마진을 개설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리가 오르면서 선진국과 금리 스프레드를 확대한다면 원화강세 기조도 이어질 것이다. 일본과 가격 경합도가 높은 수출업종인 자동차나 정보기술(IT) 업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다소 낮은 업종은 소재업종이다. 이런 변수를 모두 감안하면 에너지·소재·산업재·금융업종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스피는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기준 10배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05년 이후 평균 밸류에이션 수준이다. 절대적 주가지수가 2000선을 넘었지만 주식 가치만 보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증시는 글로벌 경기 안정과 주식자금 유입을 통해 계단식으로 꾸준히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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