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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덕에 ‘대박’난 돼지농장주의 고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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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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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돼지.

(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 제주시에서 돼지를 키우는 A씨. 구제역 걱정도 있지만 생각치도 못한 돈이 쏟아져 들어와 행복한 비명이다.

최근 돼지를 팔고 계산기를 두들겨 보니 7000만원을 더 벌어들인 것. 구제역 덕에 돼지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덕분이다.

겨울철은 돼지 출하량이 가장 많은 계절로 꼽힌다. 여름철 더위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서다. 출하량이 많은 탓에 단가도 가장 낮게 책정되는 겨울이지만 요새 제주에선 옛말이다. 가격이 껑충 뛰면서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구제역 걱정 속에서도 “더할 나이 없이 좋다”는 소리가 양돈농가 사이에서 나오게 된 이유다. 100kg 제주돼지 생체육 가격 동향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돼지고기 가격을 끌어 올리는 원인을 제공했다. 같은 달 제주산 돼지고기 100kg 생체육 평균가격은 31만7000원에서 시작해 다음 달엔 31만8000원, 1월 45만5000원 선까지 치솟는다.

연중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하면서 6월 평균 가격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었다. 지난해 6월엔 33만9000원에 거래됐다. 사료값과 인건비는 변동이 없고 가격이 하락하는 겨울철임에도 오히려 가격은 오른 셈이다.

제주 양돈농협 한 관계자는 “걱정거리도 있다”며 “가격이 너무 높다보면 소비자들이 외면하면서 수입산 구매로 돌아설 수 있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 상황을 바라보는 눈길을 곱지 않다. 수많은 도민과 공무원들이 구제역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동원되기 시작한 현장방역요원만 하루 평균 200∼250명. 의용소방대, 주민자치위원, 농업인연합회원 등 도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관련 공무원들은 휴일을 잊은 지 오래됐다. ‘황금연휴’라 불렸던 설 명절 기간에도 전원 출근하며 구제역 유입을 막기 위한 강행군을 지속했다.

반면 양돈농가들이 구제역 방역기금으로 내놓은 금액은 모두 5000만원. ‘대농’으로 불리는 그들의 경제력과 구제역 덕분에 벌어들인 돈을 감안할 때 너무 옹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에선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312농가가 50만2032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같은 해 양돈농가 조수입은 3018억원으로 농가당 평균 9억6730만원을 벌어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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