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의 베테랑 골퍼인 카리 웹(호주)이 아시아 선수들의 돌풍을 잠재우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년11개월 만에 정상에 올랐다.
웹은 27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골프장 가든코스(파72·6천547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마지막 라운드에서 후반부터 맹렬한 기세로 타수를 줄이며 3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역전우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21만 달러.
1990년대 중반부터 10여 년 동안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골프여제'의 자리를 놓고 다퉜던 웹은 2009년 3월 피닉스 인터내셔널 대회 우승을 끝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했지만 1년11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37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웹, 청야니(대만)와 챔피언조에서 동반플레이를 펼친 아리무라 치에(일본)는 3라운드까지 이어오던 단독 선두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1타 차로 준우승(12언더파 276타)에 머물렀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대회를 포함해 4주 연속 우승을 노렸던 청야니는 마지막 날 5타를 줄이는 불꽃 타를 휘둘렀지만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3위에 그쳐 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 선수 중에는 유선영(25·한국인삼공사)이 8언더파 280타를 치며 4위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최나연(24·SK텔레콤)은 6언더파 282타를 적어내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리무라에게 1타 뒤진 채 4라운드를 시작한 웹은 10번홀까지 1타를 잃고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했지만 11번홀부터 14번홀까지 4개홀 연속으로 버디를 잡으며 순식간에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웹이 15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해 1타 차로 따라붙은 아리무라는 269야드밖에 되지 않는 16번홀(파4)에서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다시 동타를 만드는 듯했다.
하지만 웹도 이 홀에서 1.7m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베테랑답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18번홀(파4)에 들어선 웹은 그린 위에서 까다로운 내리막 퍼트를 남겨뒀지만 첫 번째 퍼트를 홀 바로 옆에 붙인 뒤 가볍게 파를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에 앞서 아리무라는 그린 가장자리에서 퍼터를 꺼내 들고 버디를 노렸지만 볼이 홀 옆으로 흘러 연장전으로 끌고 갈 기회를 놓쳤다.
/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