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이달 중 12월 결산법인의 정기주주총회가 잇달아 열리는 각 기업들은 정관변경을 통해 에너지 관련 사업을 확대할 조짐이다. 또 주요 기업들의 총수일가를 등기 이사로 새로 선임하기로 하는 등 책임경영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한화 등 주요 그룹 계열사들이 오는 11일과 18일에 일제히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11일에는 SK를 비롯해 SK네트웍스, 현대종합상사 등 75개사의 주총이 예정돼 있고, 18일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한화 등 100여개사의 주총이 열린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요 기업들은 에너지 사업 관련한 신규 사업을 대거 정관상 목적사업으로 추가한다. 고유가 등 에너지 환경의 변화에 미리 대처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화그룹은 ‘주류 중개업 및 수출입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기존 ‘주류업’에 주류 중개업을 추가 시킨 것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한화 관계자는 “주류 취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에탄올을 산업적으로 취급할 것을 대비한 정관변경”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에너지컨설팅 사업과 환경오염방지 시설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하면서 LED조명 및 시스템 에어컨을 대표로한 공조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환경오염방지 시설업도 정관에 추가할 예정인데 이는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수처리 사업과 연계해 사업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가 ‘국내외 자원개발 및 판매업’을 정관에 새로 포함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는 향후 전기차 개발과 관련해 ‘희토류’ 등 희소광물의 안정적인 수급방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SK는 이번 정기총회를 통해 기존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문을 ‘SK바이오팜(가칭)’으로 물적 분할하면서 신성장 동력에 힘을 싣는다. SK는 정기총회 11일 정기총회의 승인 직후인 4월 1일에 생명과학 사업 전문기업인 SK바이오팜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명과학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다.
이밖에도 현대종합상사는 탄소배출권 관련 사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새로 추가해 현대중공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고, 삼성물산도 ‘석유·천연가스 등 국내외 자원개발 및 판매업’으로 정관을 수정해 천연가스 등 대체 에너지 개발의지를 밝혔다.
또 이달 정기총회에서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오너가의 경영진들이 대거 신임 이사진으로 선임된다. 이들 기업들은 오너가의 이사진 합류를 통해 책임경영을 공고히 하는 한편 신속한 현안처리 및 신사업 추진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오는 18일 주주총회에서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대표이사 사장을 호텔신라 등기이사로 선임한다. 같은 날 LG전자도 주주총회를 통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 구본준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이부진 대표이사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등기이사가 되는 것으로 경영전반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커지게 됐다.
LG전자 역시 구본준 부회장을 이번 정기총회에서 사내이사로 등재할 예정으로, 친정체제를 굳힌다. LG는 구본준의 LG전자 체제를 강화함으로써 조직에 한 걸음 빠른 시장 대응은 물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 시장 선도자로서의 기반을 확고히 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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