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에 새롭게 합류한 좌완 투수 트레비스 블랙클리(29)가 무난하게 한국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트레비스는 13일 제주 오라 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4이닝 동안 16명의 타자를 상대로 안타를 4개만 허용하고 삼진 4개를 솎아내면서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1-1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에는 충분했다.
이날 트레비스는 최고 시속 148㎞의 직구를 던졌고, 커브와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이며 넥센 타자들을 요리했다.
경기를 마치고 트레비스는 "시즌 시작에 맞춰서 준비해 오늘 전체적으로 제구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고 자평했다.
이어 "직구도 구속이 빠르지 않았지만 원하는 곳에 들어가서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호주 출신으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도 경험한 트레비스는 한국 타자들에 대해 "까다롭다"는 첫인상을 밝혔다.
그는 "한국 타자들이 잘 친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던져보니 실감이 난다"면서 "원하는 곳에 공을 넣지 못하면 공격적인 한국 타자들에게 맞을 수가 있어서 신중하게 던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각도가 예리하다는 평가를 받는 트레비스는 "상대팀이나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공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트레비스가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KIA는 지난 시즌 활약한 아퀼리노 로페즈(35)를 비롯해 토종 '원투 펀치' 윤석민(25), 양현종(23) 등과 함께 '막강 선발진'을 자랑할 수 있게 됐다.
트레비스는 올 시즌 목표로 "퀄리티 스타트(선발등판해 6이닝까지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것)를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을 내세웠다.
그는 "원하는 대로 승수를 쌓을 수는 없다. 다만 퀄리티 스타트를 해서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승리투수가 되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의식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내가 6∼7이닝을 던지면서 먼저 제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범현(51) KIA 감독은 "넥센 타자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덕을 봤지만 트래비스의 투구가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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