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와 4호기 마저 폭발하면서 ‘원전사고’가 세계경제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이 후폭풍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JP모간은 일본 쓰나미 참사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올 상반기 세계 경제성장률을 3.7%로 하향조정했다. 또 미국경제의 상반기 성장률도 종전 4%에서 3%로 내렸다.
이코노미스트(Economist)는 이미 지난 13일 “원자로 폭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며 원전폭발의 위험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WSJ)도 “체르노빌 사태와 같은 재앙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노심용해(열 상승으로 연료봉이 녹는 현상)’가 현실화하면 방사능 완전 제거까지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원자력 폭발로 일본 재건 기간이 길어지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게다가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하는 일이 쉽지 않은 점도 한 몫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5.8%에 그칠 정도로 미미하지만, 원전사고로 방사능 누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세계경제의 모든 분야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일본 경제 회복세가 취약한 상태라 엄청난 충격을 견뎌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소비 및 투자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바레인, 시리아, 예맨 등 중동정세 불안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유가가 급등, 세계경제에 위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15일 고유가와 일본 대지진으로 다음달 미국 증시가 10%까지 하락할 위험이 겨우 한 달 새, 3배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S&P500 지수 옵션 거래자들 사이에서 내달 주가가 10% 하락할 가능성이 2%에서 6%로 상승했다.
중동사태로 유가가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일본에서 수요가 감소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밖에도 지난 14일까지 일본 대지진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크지만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던 국제금융센터도“유가와 환율 변화 등에 따라 추이가 달라질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비관론을 내놓고 있다.
또 방사능 유출의 위험성에 대해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공식 발표하면서 아시아 주식 시장은 15일 오전 일제히 하락세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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