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최근 ‘2011년 자동차산업 전망’ 리포트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2008~2009년 2년 연속 하락하며 6376만대까지 떨어졌던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13.3% 성장하며 7226만대를 기록했다.
올해도 전년만큼의 성장률은 아니지만 전년대비 6.3% 많은 7684만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향후 5년 동안은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종료된 올 1~2월에도 월간판매량은 591만대, 562만대 수준으로 전년대비 각각 12.4%, 11.0%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세계 경기침체에도 불구,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때문이다. 지난해 신흥 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글로벌 총 판매량의 과반(50%)을 넘어섰다.
리포트에 따르면 신흥시장의 지지가 없었던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 때는 2~3년이 지나서야 바닥(각각 쇼크 이전의 85%, 90% 수준)을 찍고 회복세에 들어선 반면, 지난 2008년 금융위기는 신흥시장의 경우 3년 만인 2011년 103%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신흥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소형승용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당분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2006년 41%이던 소형승용의 비율은 2009년 48%로 정점을 찍은 후 46%대 비중을 유지할 전망이다.
◆완성차 업계 신흥.소형시장 공세= 한국·미국·유럽·일본 완성차 업계의 신흥 및 소형차 시장 공세는 더욱 치열해진다.
지난해 흑자로 전환한 일본 도요타, 혼다, 닛산, 스즈키 미국 포드, 프랑스 르노 등 완성차 업체들은 일제히 신흥시장에 현지전략 소형 신차를 내놓는다.
도요타는 올 연말 신흥시장 전용모델인 ‘에티오스’를 중국과 인도, 브라질에 출시한다. 혼다와 닛산 역시 ‘브리오’와 ‘마이크라’라는 전용 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GM과 혼다가 중국에서 저가 브랜드인 ‘바오쥔’과 ‘리니엔’을 론칭하고 도요타, 폴크스바겐, 닛산 역시 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특히 고급 이미지로 신흥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안고 있던 일본 완성차의 경우 현지 생산 및 연구개발, 마케팅을 강화하며 ‘역습’이 주목된다.
최대 관건은 중국 시장. 중국은 지난해도 예상을 뛰어넘는 32.4%의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며 1806만대의 신차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올해도 약 10% 늘어난 2000만대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전망이지만,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말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30만대의 베이징 3공장을 짓기 시작한 현대차를 비롯해 도요타, 폴크스바겐, 혼다, 포드도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2018년 글로벌 톱 브랜드를 기치로 내건 폴크스바겐은 중국 시장에 100억 유로를 투입해 생산량을 67만대 더 늘릴 계획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중국은 일본과 비슷한 추세로 향후 10여년 동안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도 저가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가격 정책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기아차 향후 전략은= 현대·기아차는 이번 금융위기에 가장 성공한 브랜드로 꼽힌다. 지난 10년 동안 지속해 온 ‘품질경영’의 성과가 신흥시장과 소형차라는 세계적 추세와 맞아떨어지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전년대비 23.8% 성장한 574만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는 생산시설을 확충 물량부족 상태를 해소한다면 올해 목표인 633만대 판매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신속한 의사결정은 과거 한국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일본 기업들이 오히려 벤치마킹하고 있는 상태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지속해 온 품질경영과 도요타 등 일본 기업의 벤치마킹 전략, 빠른 의사결정 등 현대·기아의 장점이 최근의 좋은 결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10년은 선도기업으로써 우리가 직접 시장을 바꿔갈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브랜드 고급화는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다. 최근 업계에서는 현대차도 도요타의 렉서스나 닛산 인피니티와 같은 고급 브랜드 론칭이 거론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렉서스의 미국 시장 성공은 이례적인 사례”라며 “GM 뷰익, 포드 링컨 등 고급 브랜드의 실패 사례도 많다. 시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내수 시장은 수입차가 10만대 이상으로 큰 폭 증가하는데 반해 전체 시장은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전망치는 전년대비 1.2% 늘어난 157만대로 물가나 금리, 유가 등 변수에 따라 차이가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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