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보험 판매왕을 차지한 설계사가 거액의 고객 돈을 편취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확산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보험대리점 사장 박모씨와 공범인 보험설계사 권모씨가 보험사기단을 조직해 집중적으로 상해보험에 가입시킨 뒤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 허위로 보험금을 타낸 혐의로 입건됐다.
박씨 등은 2004년 3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보험 가입자를 동원해 범행 1∼3개월 전에 상해보험에 가입시킨 뒤 위장 교통사고를 내 총 37차례에 걸쳐 5억6000만원 상당의 교통사고·상해 보험금을 사취했다.
지난달에는 알리안츠생명의 설계사 이모씨가 동대문 일대 상인 50여명의 보험료 60억원을 편취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씨는 1998년 1월부터 알리안츠생명 보험설계사로 활동해 온 베테랑 설계사로 2004∼2006년, 2008∼2009년 등 5회에 걸쳐 보험왕에 오르면서 회사와 고객의 신뢰를 받아 왔다.
최근 보험업계 종사자들의 범죄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은 보험의 공적인 기능을 외면하고 사익 추구에만 매달리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경쟁 격화로 설계사 등이 과도한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언제든지 퇴출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는 물론 보험사기 등 범죄 행위도 서슴치 않게 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4일 보험소비자 보호 강화 및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한 등록·보수교육 최종안을 마련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들 교육도 중요하지만 보험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철새’설계사들을 근절해야 한다”며 “우수설계사 인증제도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수설계사 인증제도는 설계사의 근속기간, 보험계약 유지율, 모집실적, 완전판매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우수설계사로 선정되면 인증 로고를 명함, 보험안내서, 보험증권 등에 부착할 수 있어 영업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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