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조선업체의 경쟁력은 기본설계에서 나옵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가 대우조선해양의 손을 들어 준 것도 결국 고객 요구에 부응한 ‘맞춤식’ 기본설계 때문입니다.”
대우조선이 최근 6조원(옵션 20척 포함, 총 30척) 규모의 수주대박을 터뜨린 이유에 대해 권오익 영업설계팀 이사(사진·52)는 이렇게 답했다. 그가 30년 가까이 영업설계를 담당한 엔지니어인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업설계는 선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선주들을 직접 상대하는 영업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에 ‘조선산업의 꽃’이라 불린다.
권 이사는 “머스크가 내건 수주 조건이 매우 세부적이고 구체적이었다”며 대우조선의 이번 수주가 쉽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럼에도 권 이사는 대우조선이 보유한 설계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대우조선의 설계기술이 머스크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 권 이사는 “고유가시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구온난화 심화되면서 탄소 배출 감축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대우조선을 이와 관련한 다양한 기술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권 이사는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옵션 20척에 대한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숨지지 않았다. “머스크와 옵션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좋을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1만8000TEU급 발주가 여러 선사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선사들이 이 크기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다”며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당장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일본 대지진과 관련해서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원전 가동이 상당 기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대체하기 위해서 LNG 수요가 늘 것이다. LNG 관련 선박들의 발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번 머스크의 최종 입찰에 중국 조선소들은 단 한곳도 참여하지 못했다”며 “국내 대형 업체들이 기술력이 중국 조선사들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대우조선의 올새 수주 전망에 대해서 묻자 “지금도 내 책상에 컨테이너 및 LNG선 대규모 프로젝트가 수없이 많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결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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