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중국 바오산강철과 2분기 후판 공급가를 t당 850달러 수준에서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분기 대비 10% 가량 인상된 가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국내 조선소 가운데 중국산 후판을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이기 때문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중국 철강업체들과 가격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전분기대비 20% 가량 가격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철강업체들이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일본 업체인 JEF스틸은 t당 1050달러를 국내 조선소에게 제시한 상태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업체들도 1000달러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다만 철강제품 가격 상승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시기와 폭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 업체들의 요구대로 후판가격이 인상될 경우 중국산 후판과는 t당 200달러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중국산 후판은 재고 비용과 관리비용 등 취급비용이 높을 뿐 아니라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산 후판보다 t당 100달러 낮은 가격에 거래돼 왔다.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200달러라는 가격 차이는 한국과 일본 모두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저렴한 중국산 후판을 사용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후판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조선업계의 수익성 감소는 1.5%에 달한다.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원가절감이 절실한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계로서는 중국산 후판 사용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국내 조선소들과 일본 철강업체들 가격협상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소 관계자는 “선박 가격이 최고점 대비 6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원가절감이 필요한 상황에서 핵심시설은 제외하더라도 일반시설에는 중국산 후판 수입량 확대를 고려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올해 전년대비 10배 늘어난 20만t 규모의 중국산 후판을 수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까지 수입된 중국산 후판은 81만t으로,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이 28만t, 대우조선 18만t, 삼성중공업이 2만t 정도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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