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고급차 업체 메르세데스 벤츠는 중국인 바이어 100명을 직접 독일과 미국으로 초청해 2013년 새롭게 선보일 S클래스 등 고급차 마감재와 내부 기능 등에 관한 의견을 적극 교환했다.
일반적으로 S클래스를 구매하는 중국인 소비자 절반 이상은 기사를 대동하고 뒷좌석에 앉는다. 이에 따라 이번에 초청된 중국인 바이어들도 자동차 뒷좌석 설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클라우스 마이어 벤츠 중국사업부 대표는 “뒷좌석은 반드시 기댈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뒷좌석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컴퓨터 연결선을 마련하고 물건을 놓을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고 소개했다.
지난 해 벤츠는 중국 본토에서만 전년 대비 115% 급증한 눈부신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재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는 중국에 30억 유로(한화 약 4조7000억원)를 들여 엔진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이는 다임러 창립 이래 해외에 건설한 첫 엔진 공장이다.
독일의 명차 아우디 역시 최근 출시한 Q5 모델 내부 좌석에 온도조절이 가능한 컵 받침대를 추가했다. 중국인이 어딜 가나 차를 즐겨 마신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이를 위해 아우디는 중국에 디자인 연구팀을 파견해 중국 소비자 니즈를 집중 분석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고급차 시장 판매량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BMW도 중국 고급차 시장을 중시하기는 마찬가지다.
노무라 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BMW는 지난 4분기 영업이익 17억 유로 중 39%는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문은 BMW가 중국 소비자에게 인기있는 이유로 중국 브랜드 네임을 꼽기도 했다. BMW의 중문 브랜드명인 바오마(寶馬)가 보물을 뜻하는 바오(寶)와 운송수단을 뜻하는 마(馬)가 결합해 고급차 이미지를 적극 대변하고 있어 중국인에게 잘 어필할 수 있다는 것.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자동차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자동차 외관·내부설계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 등 부품 역시 중국인 구미에 맞춰 교체해야 할 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중국 내 에너지 절약이나 환경 보호에 대한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차량 정체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에 적합한 연료절약형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가 잘 팔린다는 이야기다.
중국 자동차 컨설팅 업체 시너지스틱의 빌 루소 회장은 “중국에서는 도로 여건상 자동차가 시속 200km를 달릴 일이 별로 없다”며 “이곳에서 판매하는 차를 독일 아우토반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차처럼 설계할 필요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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