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나현 기자)목탁소리와 장구소리가 저만치서 들려온다. 가끔씩 시가 읊어지기도 한다. 배우들은 입을 맞춰 구호와 노래를 부르며 극에 운율감을 형성한다.
연극 ‘봄날’은 극단 백수광부의 창단 15주년 기념 작품이다. 새로운 세대인 아들들과 권위적인 아버지의 대립이 극의 중심을 이룬다.
2011년 재공연되는 연극 봄날은 한 마디로 ‘시적이면서도 서사적인 공연’이다.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무대 위의 여백과 조용히 이를 관조하는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재산을 꽁꽁 쥐고 도무지 나눠줄 생각을 안하는 ‘노랭이’ 아버지 밑에서 반역을 꾀하는 아들들, 그 사이에서 모성적인 존재로 중립된 입장을 취하는 장남…. 이들에게 ‘봄날’은 가깝고도 먼 것이었다.
서로의 봄날을 차지하려다 갈등을 빚고 마는 이들은 결국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그것은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과제로 남겨진다.
연극 봄날은 배우 오현경과 이대연이 그 중심을 잡고 있다. 오현경은 어리석은 회춘에 대한 욕망을 가지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여생을 살아가는 우리 ‘아버지’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이대연은 진중하고 중재적인 역할의 장남을 진정성있게 연기해낸다. 강진휘, 유성진, 김현중, 정만식, 박혁민, 박완규, 김란희의 연기도 호흡을 자랑한다. 4월 17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서 공연. 2만~5만원. 문의 814-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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