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수갑 사용’ 강제입원 정신병원 직원 검찰고발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정신과 전문의 진단도 없이 수갑을 사용해 30대 남성을 강제 입원시킨 경남 소재 A정신병원 직원에 대해 불법체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B(38)씨는 지난해 8월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A병원 직원 2명이 창문으로 무단 침입해 등 뒤로 수갑을 채우고 강제로 이송, 19일간 강제 입원해 있었고, 이 과정에서 보호의무자 동의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내용의 진정을 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B씨 배우자(전 부인)의 요청으로 집을 방문했고, △B씨가 이송에 협조하지 않은 채 소주병을 들고 위협함에 따라 수갑을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병원 측은 “B씨가 이혼 상태여서 전 부인에게 보호의무자 자격이 없음을 입원 조치 다음날 알게 됐다”며 “이후 B씨를 설득, 자의적으로 입원 치료를 받게 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조사 결과, 병원 직원 2명이 집에 도착했을 때 B씨는 술에 취해 혼자 잠이 든 상태였다”며 “수갑을 채울 정도로 자해나 타해 위협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인권위는 “수갑을 채운 것도 병원 이송을 위한 설득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게 아니라 사전에 계획한 것이었따”며 “이는 ‘형법’상 불법체포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 인권위는 B씨의 입원과정에 대해서도 “현행 ‘정신보건법’은 응급입원을 제외하고는 정신과 전문의 진단 없이 입원시킬 수 없도록 하고 있고, 이 경우에도 보호의무자의 입원동의서를 받도록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A병원은 보호의무자 동의서 없이 재활의학과 전문의 진단으로 진정인을 입원시켰고, 입원 다음날인 8월10일 B씨가 전처와 이혼 상태임을 알고서도 곧바로 퇴원시키지 않고 27일에야 퇴원시킨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인권위는 해당 직원 2명에 대한 검찰고발과 함께 보건복지부와 관할 지자체에 해당 병원을 정신보건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