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그룹이 오는 9월경 하이트맥주와 진로를 합친다. 매출액만 2조원에 육박하는 ‘주류공룡’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초대형 주류기업’으로의 변신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현재 이 같은 밑그림 하에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이 내부 합병을 통한 대형화라면, 롯데그룹은 내부 통합과 함께 인수·합병(M&A)이 더해졌다는 점에서 다소 상이하다.
합병기업인 ‘하이트진로’ 출현은 주류업계로선 그야말로 ‘쇼킹’ 그 자체다. 벌써부터 긴장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곤 한다.
맥주시장과 소주시장에서 각각 1위를 달리고 있는 하이트맥주, 진로 등의 ‘큰 벽’를 상대하기에도 힘이 부치는 양상인데, 이 보다 더욱 ‘큰 벽’과 겨뤄할 판국이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의 등장은 단순히 몸집이 커지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영업망 통합으로 판매와 관리비 등의 절감 효과도 있다.
경쟁업체들은 이 통합회사가 늘어난 영업비용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나설 경우 소주, 맥주만 파는 단일회사의 점유율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한다.
이번 합병과 함께 이뤄진 사장단 인사가 오너인 박문덕 회장의 의중이 담겨 있지 않겠느냐데에 업체들은 더욱 신경쓰는 눈치다.
박 회장이 그룹의 새 도약을 위해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산 증인인 60대 사장단을 경질하는 대신 젊은 CEO를 전면배치한 점은 내부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불어닥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내부의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도 배제못할 상황이다
또 주류시장 전반엔 ‘롯데경계령’이 내려진지 이미 오래다.
롯데칠성음료(위스키), 롯데주류BG(소주·청주·와인), 롯데아사히맥주(수입맥주 판매대행) 등 롯데그룹의 ‘한지붕 세가족’ 주류 계열사의 통합작업이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통합은 합병회사 ‘하이트진로’에 비해 매출규모는 적지만 합쳐진다는 자체로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또 경쟁업체들은 롯데그룹이 주류시장 M&A에서도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얼마 전 충북소주(전국시장점유율 1.6%) 등과 같은 중소 소주사를 인수하는데 그쳤지만 그룹 내부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 보다 큰 매물들의 1순위 인수자로 롯데그룹이 거론되기 일쑤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맥주시장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만큼 롯데그룹의 맥주시장 진출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양 그룹의 대형화가 시장에 과연 어떠한 파장을 일으킬지, 아니면 이들 가운데 어느 쪽이 호성적을 거둘지에도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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