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내년엔 세자릿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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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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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이수경 기자) 원화값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수로 내려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연말 환율이 1000원대 초반까지 내려온 뒤 내년 상반기 중에는 세자릿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경제가 활기를 되찾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진정되면서 이머징 마켓으로의 자금 집중이 가속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달간의 환율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월 21일부터 한달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총 3조7911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고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은 1124.90원에서 1082.20원으로 42.70원 급락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그 속도도 갈수록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상무는 “원화값이 떨어질 만한 이슈가 있어야 환율 하락(원화 상승)이 진정될텐데 현재로서는 원화 하락 재료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현재 자유낙하 중인 환율은 올해 말에 1025원대까지 떨어진 뒤 내년 상반기에는 1000원선 아래로 내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로 수지가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환율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상품수지는 흑자폭이 감소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2009년 2월부터 25개월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송경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환율이 점진적인 하락세를 지속하며 1000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시기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1000원대 초중반까지 내려가면 세자릿수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이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그동안 원화 급락을 제한했으나 정책기조가 물가안정으로 바뀐 점도 환율 하락을 거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부의 개입이 느슨해지면 원화값이 앞서 오른 주변국들의 통화가치를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서며 연중 2.6% 절상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일본 엔화는 13.4%, 호주 달러화 14.0% 절상됐다. 경쟁국 통화인 대만 달러화도 9.7%나 올랐고 싱가포르 달러화 9.3%·말레이시아 링기트화 11.8%,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4.6% 등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조재성 신한금융지주 금융공학센터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한국의 펀더멘털 보면 이미 환율이 세자릿수로 떨어졌어야 맞다”며 “수출이 잘 되고 있어 원유 값이 배럴당 125달러만 넘지 않는다면 1050원까지는 밀리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다만 이미 한국 등 신흥국에 많은 돈이 들어왔고 올해 말 미국이 속도조절에 나설 경우 환율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노상칠 국민은행 트레이딩부 팀장은 “역외 쪽에서 매도가 꽤 나오고 있지만 추가적으로 팔 여력이 있나 의심스럽다”며 “글로벌 상황에 비해 국내 경제가 좋아 현재는 단기적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세자릿수 환율은 어렵다고 본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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