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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덕형의 세상 뒤집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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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9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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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산업팀장


조삼모사의 항공사 경영 한계는?

중동지역의 정세불안으로 국제항공 유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산업·금융·경제 연구소들은 앞 다투어 가파르게 오르는 유가를 걱정하며 국내 경기가 침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항공기의 국제유가 역시 가파르게 오르며 지난 3월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0%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월 국제 항공유가격은 갤런당 300.81 센트였다.

하지만 국내 저가항공사들은 여전히 고유가 이전의 항공 요금을 유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 대표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유가 변동제를 도입해 제주도 왕복요금을 12만원 안팎에서 유지하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쌍용정유의 지분을 확보하고 항공유 선물거래를 하며 항공요금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확보한 상황이다.

반면에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의 경우 김포~제주 노선의 평일 항공요금은 평균 5만원 안팎에서 2만~3만원대의 특가 판매요금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사명을 바꾸고 출범한 티웨이항공의 경우 평일 스마트 요금인 1만9000원 안팎의 요금을 받고 있다. 국내 저가항공사들이 저렴한 요금을 무기로 가격경쟁에 나선다고 하지만 항공유가격이 오르는 것을 반영한다면 지금의 항공요금 체계를 이해하기 힘든 실정이다.

물론 국내 항공사 모두 유류할증료를 받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의 경우 5월 1일부터 대형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현재 편도 기준 9900원인 유류할증료를 1만3200원으로 인상했다.

스마트 요금을 고집하는 티웨이항공의 경우 저가요금인 1만9900원을 고집하고 있지만 유류할증료인 1만3200원을 부과하면 항공요금의 경우 왕복 5만3000원을 받고 있는 셈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국내 물가 역시 가파르게 상승한다. 1만원으로 시장에서 물건을 사기 겁난다고 어머니들은 아우성이다.

각종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신선란 한판은 3000원을 넘어서고 있다. 1.5리터 하는 음료수의 가격도 2000원을 상회한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머핀의 가격이 2000원을 상회한다. 티웨이항공에서는 아침에 탑승하는 승객들에게 콜드밀로 불리는 머핀과 음료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저가항공사에서는 파격적인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가파르게 원가는 오르지만 국내 저가항공사들의 경우 국내 요금은 물론 국제선 항공요금조차 내리고 있다. 물론 6, 7, 8월의 성수기에는 항공요금이 기존의 항공사와 같이 대폭 인상된다.

성수기에 항공요금을 높게 받아 비수기에 적자를 메우는 일종의 조삼모사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취재기자는 지난 8년간 항공사 CEO로 회사 경영을 했다. 300명이 넘는 직원의 봉급을 준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일 항공기 운항을 위해서 밤낮 없이 분주하게 마케팅을 하고 영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사는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 분주히 노력을 해야 한다. 부단한 노력과 경쟁력을 위한 고민이 깊어지는 때다.

지난 2008년 미국의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68군데의 항공사가 도산했다. 조삼모사의 경영위기를 넘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미국의 노스웨스트항공조차 생존을 위해 합병을 감행했다. 네덜란드의 KLM도 파산을 피하기 위해 프랑스의 에어프랑스와 합병했다.

가파른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현실인 요즘 국내 저가항공사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조삼모사의 경영을 포기하고 새로운 대안을 마련, 경쟁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항공사의 가격 경쟁과 제로섬 싸움에서 제2의 한성항공 사태가 다시 발생을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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