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불거진 '소콜 사태'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버핏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올해 버크셔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콜의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 "소콜에게 언제 주식을 샀는지를 물어보지 않은 것은 분명히 나의 큰 실수였다"며 "소콜 문제는 설명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는 주주와 취재진 등 4만여명이 몰려 소콜 사태에 대한 버핏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버핏의 투자 브레인이자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데이비드 소콜 넷제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30일 자신이 버핏에게 인수하도록 했던 루브리졸의 주식을 미리 시뒀다고 밝힌 뒤 사임했다. 이에 버크셔의 한 주주가 최근 버핏을 비롯한 버크셔 이사회 멤버 전원을 고소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면서 버핏과 버크셔는 명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버핏은 소콜의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며 최근까지 그를 두둔해왔다. 하지만 버크셔 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낸 보고서에서 버핏의 행위는 명백한 사전 거래로, 회사의 행동·윤리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버핏도 이날 "소콜은 버크셔의 내부 규정을 위반했다"며 "그의 행위는 설명할 수도 없고 용서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그는 특히 지난 1월 당시 소콜이 주식을 매입했음을 밝혔을 때, 매입시점 등을 좀 더 상세하게 물어보지 않은 것은 자신의 실수였다고 말했다.
소콜은 지난 3월 버크셔가 화학업체 루브리졸을 9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기 전에 1000만 달러어치의 주식을 매입했다. 버크셔 감사위원회는 이를 통해 소콜이 챙긴 수익이 3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버핏은 아울러 이날 주총에서 버크셔의 지난 1분기 순익은 15억1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억3300만 달러에 비해 58% 줄었다고 밝혔다. 순익이 반토막 난 것은 일본·뉴질랜드 대지진, 호주 홍수 등 연이은 자연재해로 보험 부문의 손실(8억2100만 달러)이 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한편 버핏은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는 유가와 관련, 유가의 향방은 예측할 수 없다며, 원유를 비롯한 상품에는 투자할 생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현명한 사람은 상품에 대한 투기보다는 생산적인 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안전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는 금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가격이 오를 때 뛰어들기를 좋아하지만, 이런 것은 부자가 되는 방법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버핏은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인플레이션을 꼽았고, "'코끼리 사냥총'이 잠시 쉬게 될 것"이라며 당분간 '빅딜'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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